서울 서남부 지역이 올해 유통업계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양천에서 강서 영등포 구로구에 이르는 서울 서남부 지역의 4개 구에는 현재 롯데 신세계 경방필(이상 영등포) 애경(구로) 행복한세상(목동) 등 백화점 5개와 이마트(가양 구로) 홈플러스(문래) 마그넷(당산) 까르푸(목동) 코스트홀세일(양평동) 등 할인점 6개가 몰려있다. 게다가 오는 8월에는 현대백화점 목동점이 가세한다. 인구 1백80만여명에 비해 점포가 많기도 하지만 백화점 '빅3'(롯데 현대 신세계)와 할인점 '빅4'(이마트 마그넷 홈플러스 까르푸)가 모두 발을 들여놓고 있다는 점에서 이 지역 상권을 둘러싼 유통업체간 경쟁은 불꽃이 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서남부 상권의 선두주자는 백화점 중에서는 롯데 영등포점,할인점은 이마트 가양점이다. 롯데 영등포점은 연간 5천6백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는 알짜 점포다. 영등포 역사와 연결돼 있어 유동인구가 많다는 게 장점이다. 이마트 가양점은 지난해 2천1백40억원의 매출로 문을 연 지 2년도 안돼 전국 할인점 중 1등을 차지했다. 하지만 경쟁업체들의 공격적 출점으로 서남부 상권의 판도는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 목동점이 최대 변수다. 목동점은 영업매장 1만3천평의 초대형 백화점이다. 이는 롯데 영등포점(9천25평)의 1.5배에 육박하는 규모. 현대는 그간 쌓아올린 고급 이미지를 앞세워 목동 상권에 뿌리를 내린 뒤 영등포쪽으로 점차 세를 확대해 궁극적으로 서남부 상권을 평정한다는 계획이다. 할인점시장에서는 지난해 12월 개점한 홈플러스 영등포점이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개점 첫날 21억원어치를 팔아 업계 신기록을 경신했다. 요즘도 평일 매출이 5억원을 넘고 있어 이마트 가양점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대형 매장들의 상권 공략에 맞서 중견업체들도 새 전략 짜기에 골몰하고 있다. 중소기업유통센터에서 운영하는 행복한세상은 '생활혼수전문백화점'이라는 차별화 전략을 세웠다. "가구 주방용품 등은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대기업보다 낫다"는 설명이다. 행복한세상은 최근 대대적으로 매장을 개편하고 백화점 중 최대 규모인 3백15평 규모의 고급가구매장을 열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애경백화점도 1년이 넘는 전면적인 리뉴얼작업을 마치고 지난달 24일 재오픈했다. 10개 상영관이 있는 멀티플렉스 극장과 게임센터 패스트푸드점 등을 만들어 토털생활공간으로 변신했다. 종합 엔터테인먼트몰이라는 새로운 컨셉트로 젊은층을 적극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행복한세상 이승웅 사장은 "서울 서남부권은 올해 전국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지역이 될 것"이라며 "확실한 색깔이 없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박광혁 이사는 "일정기간 경쟁을 거쳐 백화점과 할인점을 통틀어 6∼7곳 정도만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