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기 < 네이트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jungpat@neitpat.com > 조그만 벤처를 운영하는 친구가 얼마 전 대기업 모사의 누구를 아느냐고 나에게 물었다. 그 기업과 거래를 터야 하는데 쉽게 접근이 안된다는 것이었다. 그 친구가 내놓은 아이템은 내가 보기에도 기술이 뛰어난 첨단 제품이다. 그 기업에도 이 제품은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그 기업을 뚫는데 문제는 제품의 우수성 여부가 중요한게 아니라는데 있다. 아니 어쩌면 대기업의 담당 직원들도 우수성은 인식하는데 '윗선'의 허락이 필요한지도 모를 일이다. 대다수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기업 환경상 대기업체나 관공서의 적당한 위치에 있는 사람을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면 아무리 우수한 기술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한국에서는 제품을 설명할 기회조차 갖지 못하고 있다고 불평한다. 따라서 이들은 객관적으로 품질 경쟁이나 가격경쟁이 통하는 외국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비록 돈이 오고가는 사례가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 들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선진 외국에 비해 폐쇄적이라는 말이 들리고 있다. 물론 각 기업체에서 소위 힘 있는 상사가 아닌 실무자들의 객관적 판단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이러한 폐쇄 경쟁구조는 하루라도 빨리 청산되면 될수록,그 하루 만큼 국가 경쟁력은 제고될 수 있다. 다시 말해 기업체나 관공서가 사야 될 물건과 요청할 서비스는 가격과 품질 등과 같은 객관적인 요소로 판단돼 최고의 것이 선택되어야 한다. 이러한 환경이 확실히 갖춰지고 흔들릴 수 없는 시장원리로 될 때야 진정한 기술경쟁은 촉발되고,힘 없고 '빽 없는' 벤처들이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조건에서 자금과 인력이 벤처와 기술개발에 몰릴 수 있다. 기술개발의 성과는 분명히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아야 한다. 시장의 논리가 통하지 않는다면 기술개발의 촉진이니 투자니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더 이상 과학자나 엔지니어들의 희생이 국내 기술개발을 담보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