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대표적 원로경영인인 이수빈 회장(삼성생명 대표이사)과 현명관 회장(삼성물산 대표이사)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삼성은 1일 후배경영인 양성을 위해 용퇴를 요청해 온 이 회장과 현 회장에 대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그룹의 원로로서 대외적인 역할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두 회장은 각각 생명과 물산의 '대표이사'직과 등기이사에서 물러난다. 이수빈 회장은 앞으로 회장 직함을 유지하면서 삼성복지재단 이사장과 삼성사회봉사단장을 맡아 주로 삼성의 사회공헌사업을 관장한다. 현명관 회장은 삼성라이온즈구단주 겸 일본담당 회장으로서 스포츠와 해외협력업무를 담당한다. 이 회장과 현 회장은 이건희 회장 체제의 1세대 전문경영인으로 그동안 신규사업 진출과 정리 등 그룹의 중요사안에 관여해왔다. 이수빈 회장은 지난 85년 동방생명(현 삼성생명)사장을 맡은 이래 최근까지 그룹의 금융분야 성장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99년부터는 삼성구조조정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그룹의 구조조정 방향을 이끌어왔다. 현명관 회장은 감사원을 거쳐 78년 삼성에 입사한 뒤 신라호텔과 삼성물산의 대표이사를 맡았다. 삼성의 신경영이 시작된 93년부터 3년간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들의 용퇴로 삼성은 원로경영진이 거의 모두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현 회장단에는 이건희 회장과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형도 삼성전기 부회장 등 3명이 남게 됐다. 이에 따라 경영진의 세대교체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