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정일 특별검사팀이 30일 위성복 조흥은행장을 전격 소환조사한 것은 이용호씨가 지난 2000년 11월 조흥은행으로부터 조흥캐피탈을 인수하는 과정에 이형택씨가 개입했는지 여부를 규명하기 위한 것이다. 당시 이용호씨의 조흥캐피탈 인수에 대해 ''특혜의혹''이 끊이지 않아온데다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된 조흥은행의 대주주가 바로 이형택씨가 전무로 있던 예금보험공사였기 때문이다. 특검팀은 이형택씨가 삼애인더스의 해외 전환사채(CB) 발행 및 인수과정에서 산업은행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이용호씨의 급성장 과정에 조흥은행과 이용호씨 사이에 이형택씨가 연결고리 역할을 했을 가능성에 주목해왔다. 특검팀은 지금까지 조흥은행 직원 3-4명과 이용호씨의 조흥캐피탈 인수 당시 경쟁관계에 있던 신안그룹 박순석 회장에 대한 조사를 통해 조흥캐피탈 인수과정에 외압이나 특혜가 있었을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들을 상당부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용호씨와 박 회장, 위 행장이 모두 동향인 점 ▲박 회장이 2000년1월 조흥신용금고(현 신안금고)를 인수한 점 ▲이용호씨가 인수를 추진한 쌍용화재의 모기업인 쌍용그룹 주채권은행이 조흥은행인 점 등에 비춰 조흥은행이 구조조정과정에서 계열사를 이용호씨와 박 회장에게 특혜매각했을 가능성이 높고 이런 특혜과정에 이형택씨의 영향력 행사가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이용호씨가 주가조작에 활용한 삼애인더스의 해외 전환사채(CB) 발행 주간사를 KGI증권(전 조흥증권)이 맡은 것도 이런 의혹을 더욱 부풀리고 있다. 이씨는 실제로 위 행장과 업무상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용호씨가 조흥캐피탈을 인수하기 직전 위 행장이 이형택씨로부터 1-2차례 전화를 통해 압력에 가까운 청탁을 받은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위 행장은 "조흥캐피탈 매각은 한 점 의혹이 없이 투명하게 이뤄졌다"고 말했으나 이씨의 압력행사에 대해서는 "매각전 1-2차례 전화를 받았으나 구체적인 통화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해 미묘한 여운을 남겼다. 이와관련 특검 관계자도 "위 행장은 당시 입찰 과정이 투명하다고 밝혔지만 좀더 조사해봐야 한다"고 말해 특혜 의혹쪽에 심증을 굳힌 채 확실한 정황증거 확보에 나섰음을 내비쳤다. 2000년 9월에 있은 조흥캐피탈 공개입찰에는 이용호씨와 박 회장외에 외국계 펀드인 CWH가 가세, 3파전이 됐으나 인수가 301억원을 제시한 이용호씨측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결국 같은해 11월 306억원에 조흥캐피탈 지분 69.6%를 인수했다. (서울=연합뉴스) 권혁창 기자 fai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