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에 경쟁업체와 생산이나 판매를 교환하는 ''적과의 동침''이 활발하다. 대형 업체라도 판로가 확실하지 않은 상품은 경쟁사에 제품을 넘겨주는 방식이다. 이는 대형 식품회사가 판매망이 없는 군소업체들로부터 일방적으로 납품받아 파는 것(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과는 차별화된 것이 특징이다. 이런 점에서 개발 제품을 넘기는 측은 ODM(제조자 주도 설계생산)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빙그레와 삼진식품 한국야쿠르트 기린 등으로부터 이들 업체의 간판제품인 케이크와 파이 스낵 쌀과자를 공급받아 자사 브랜드로 판매중이다. 롯데는 이들 제품의 생산시설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 롯데제과가 팔고 있는 초코 케이크 오브시는 빙그레가 지난 96년 초코지오라는 브랜드로 시판하다 2000년 영업부진으로 판매를 중단했던 제품. 그러나 롯데가 지난해 12월부터 빙그레측으로 납품받아 판매에 나선 이후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고 있다. 제품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롯데는 오브시로 이달에만 6억원의 매출을 예상할 정도다. 롯데는 또 삼진식품으로부터 찹쌀떡 초코파이(쫀득쫀득 찰떡파이)를 공급받아 월평균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제품은 삼진식품이 자사 브랜드로도 팔고 있다. 롯데는 지난 99년 한국야쿠르트가 생산한 스낵 오잉이 월평균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자 아웃소싱을 매운맛스낵 핫스로 확대했다. 기린으로부터는 쌀과자 쌀맛나네와 왕쌀맛나네를 공급받아 판매하고 있다. 빙그레는 우유시장에서 경쟁업체인 연세우유로부터 두유 제품을 공급받아 빙그레 두유브랜드로 판매하고 있다. 윤진식 기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