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와 삼성 등 재벌 경기단체장의 협회 출연금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대한체육회 가맹 경기단체들의 결산내역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정몽준대한축구협회장은 출연금을 전혀 내지 않았고 대한레슬링협회에 대한 이건희 회장의삼성 출연금은 2년 사이에 절반이나 감소했다. 정몽준 회장은 당초 지난해 20억4천만원을 낼 계획이었으나 협회가 48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는 바람에 출연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의 출연금은 취임 후 99년까지 매년 20억원에서 2000년 13억원으로 격감했으며 올해에는 협회 예산에 잡혀있지 않다. 또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이 지원하는 대한양궁협회도 출연금이 9억3천만원에서 8억3천만원으로 준 것으로 밝혀졌다. 현대그룹 해체와 외환위기전 경기단체장직을 놓고 현대와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삼성그룹도 체육계 지원에 인색해진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전기는 대한배드민턴협회에 연평균 10억원을 지원해오다 지난해 전격 철수했고 삼성화재가 회장사인 대한빙상연맹은 삼성 출연금이 7억원에서 동결됐다. 수익사업이 없어 재정자립이 불가능한 레슬링협회의 경우 상황이 심각해 삼성생명의 출연금이 99년 12억2천만원,2000년 9억, 2001년 6억1천만원으로 줄어 재정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대한승마협회(회장 안덕기)의 경우 회장사인 삼성전자의 출연금이 한국마사회의 협회 지원금(3억1천만원)에 크게 못 미치는 7천만원에 불과해 회장사로서 존재 이유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밖에 군소단체의 재정은 더욱 열악해 김남학 한화제약 회장이 사퇴한 보디빌딩과 수중 등의 경우 회장 출연금이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나타나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체육회 관계자는 "프로스포츠만이 언론의 조명을 받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대기업이 홍보 효과가 없는 아마추어 단체에서 점차 손을 떼고 있는 것"이라고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