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와 기분 용도 등에 따라 차체를 세단.스포츠카.SUV(스포츠형 다목적 차량) 등으로 바꿀 수 있는 신개념의 자동차가 등장한다. 지난 6~21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홀에서 열린 "2002 북미 국제모터쇼"에서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 1백년간 사용해온 내연기관이 아닌 전기(연료전지.fuel cell)로 작동하고 차체를 언제든지 원하는 형태로 바꿀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컨셉트카 "오토노미"(AUTOnomy)를 공개했다. 오토노미는 기존 내연기관과 페달 계기판 핸들 등 조종 시스템을 연료전지와 컴퓨터(조종가이드)로 대체해 "스케이트 보드"란 섀시에 집중시킨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날씨나 기분에 따라 옷을 갈아입듯 차체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 예컨대 야외에 드라이브를 나갈 때는 2인승 스포츠카 차체를 올려놓고 가족여행에는 7인승 미니밴 차체를 사용할 수 있는 것. 운전석의 위치도 조정할 수 있다. 고정 운전석 대신 착탈식 운전석을 사용,자동차 가운데나 뒷자리에 앉아 모니터를 보면서 운전할 수 있다. 그동안 연료전지 자동차 개발이 늦어진 이유는 무게 때문. 동력을 발생시킬수 있는 연료전지와 전기모터를 탑재했을 때 차체가 일반 차량에 비해 훨씬 무겁고 넓은 공간을 차지한다. 또 힘과 성능면에서도 가솔린엔진 등 연소엔진에 의해 공급되는 것과 동일한 출력을 낼 수 없었다. GM은 40여년간의 연료전지 개발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활용,압축 고압 수소로 전기를 발생시켜 고출력의 동력을 얻는데 성공했다. 스케이트 보드라고 부르는 15cm 두께의 섀시 전체에 연료전지와 컴퓨터 장치를 넓게 펼쳐 공간을 최소화했다. 구동력을 낼 수 있는 모터를 네바퀴 모두에 개별적으로 장착,6~7초 안에 시속 1백km에 도달할 수 있는 파워도 얻어냈다. 오토노미는 연료전지에서 나오는 전기로 모터를 돌려 움직이기 때문에 배기구에선 배출가스 대신 깨끗한 수증기와 열만 내뿜는다. 또 외부 충격이 그대로 운전자에게 전달되던 기존 자동차와 달리 보닛에 들어가는 각종 기계 장치가 모두 없어지고 이를 완충공간으로 활용,충격이 섀시로 전달토록 해 운전자를 보호한다. 오토노미는 한번의 수소 주입으로 5백60~6백40km를 주행할 수 있다. 최대 속도는 시속 1백40km. GM은 앞으로 교체가 가능한 차체 가격을 대폭 낮춤으로써 경제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래리 번즈 개발담당 부사장은 "스케이트 보드와 여러 개의 차체를 구입해도 기존의 차 한대를 구입하는 가격보다 싸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료전지 차량을 상용화하는 데는 아직 문제가 많다. 수소를 주입하는 연료 공급 인프라 구축과 폭발력이 강한 수소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또 연료전지 차의 가격을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것도 관건이다. GM의 릭 왜고너 사장은 "오는 2008년부터 렌터카 회사에 오토노미를 공급하고 2010년부터는 일반인에게도 시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