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鎭弘 <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커뮤니케이션학 > ''마음의 산업(Mind Industry)''이 일어나고 있다. 마음의 산업은 제5의 산업이다. 농업 등의 제1산업,제조업 등의 제2산업,물류 및 서비스업 등의 제3산업,IT 등 하이테크 중심의 제4산업을 넘어서 제5산업인 마음의 산업이 펼쳐지고 있다. 그것은 ''하이테크''의 수준을 넘어선 ''하이터치''의 산업이다.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의 말처럼 ''하이테크''는 ''하이터치''로 나가지 않으면 안될 운명에 있다. 그런 의미에서 마음의 산업은 고감성(高感性),하이터치의 산업이다. 이미 시장에서는 고감성이 고부가가치를 낳고 있다. 지난해 한국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뽑힌 것은 영화 ''친구''였다. 마찬가지로 지난해 일본의 최고 히트상품은 2천1백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만화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었다. 영화가 최고의 히트상품이 됐다는 것은 영상콘텐츠산업이 고부가가치산업으로 확고히 자리잡았다는 증거다. 뿐만 아니라 거기에는 ''마음과 감성의 코드를 제대로 맞추면 대박이 터진다''는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시스템과 고감성·고부가가치의 ''마음의 산업''이 대대적으로 출현했음을 알리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마음의 산업은 어미의 마음을 담아 영·유아를 케어하는 ''엔젤산업''으로부터 인생의 황혼이 아닌 적극적인 제2인생을 추구하도록 이끄는 ''실버산업''에 이르기까지 말 그대로 ''요람에서 무덤까지'' 폭 넓게 포진해 있다. 특히 실버산업은 가까운 미래에 펼쳐질 마음 산업의 주력군이다. 작년 말 출간된 ''OECD 한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이미 노령화사회에 진입했고,오는 2022년에는 본격 ''노령사회''로 접어든다. 일본 24년,독일 40년,스위스와 캐나다가 각각 52년과 65년 걸리고,스웨덴과 프랑스가 각각 85년과 1백15년 걸려 진입한 노령사회를 우리는 불과 22년 만에 진입하는 셈이다. 그만큼 우리사회의 실버화는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바로 그 실버화의 급속한 진행만큼 마음의 산업과 마음의 시장은 팽창할 것이다. 마음의 산업은 새로 형성되는 산업군에 국한하지 않는다. 기존 산업들이 마음의 산업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음도 주목해야 한다. 제1,제2,제3,제4의 산업들이 급속히 제5산업,곧 마음의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앨빈 토플러가 말했던 ''권력이동(Powershift)''에 버금가는 ''산업이동(Industryshift)''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제1산업으로부터 제4산업까지는 사람들의 ''필요(needs)''를 주목했다. 그러나 제5산업인 마음의 산업은 사람들의 ''욕망(desire)''에 주목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전혀 새로운 차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그런 의미에서 자동차산업은 이미 마음의 산업으로 이동 중이다. ''탈 것''으로서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자동차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다. 그러나 ''욕망을 운반하는 것''으로서의 자동차시장은 무궁무진하다. 사람들은 단지 발품을 팔지 않기 위해 차를 타는 것이 아니라,자신의 욕망을 운반하기 위해 차를 타기 때문이다. 전자산업도 마찬가지다. 특히 백색가전시장은 이미 오래전에 ''필요의 차원''에서는 포화상태였다. 텔레비전 냉장고 세탁기 없는 집이 드물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화질 평면TV며 지펠 디오스 등의 초대형냉장고,드럼형 세탁기 등 ''필요''가 아니라 ''욕망''을 자극하는 ''마음의 상품''이 출현하자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 가전산업이 마음의 산업으로 이동한 것이다. 이른바 ''디지털 컨버전스''의 미래가전상품 역시 마음 산업으로의 이동을 가속화할 것이다. 디지털은 본질상 기술융합이 아니라 감성융합이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마음산업시대(The Age of Mind Industry)''가 열렸다. 마음산업시대의 승자가 되려면 기업의 ''마인드 커뮤니케이션 파워''를 늘려야 한다. 아울러 각 기업의 CEO는 마음의 산업을 이끌 만한 ''감성리더십''을 갖춰야 한다. 그리고 기업은 강력한 감성바이러스가 담긴 ''이야기가 있는 상품''을 내놓아야 한다. 결국 마음의 산업을 선점하는 자가 미래의 주인이 될 것이다. atombit@netian.com .................................................................... ◇이 글의 내용은 한경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