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 3천7백여만평의 단계적 해제를 주요 골자로 하는 수도권 광역도시계획안이 발표됐다. 22일의 공청회를 거쳐 최종안이 결정될 예정이지만 주요내용은 이미 확정된 원칙에 따라 대상지역과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실행안의 성격을 띠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당초부터 예상됐던 갖가지 문제점들이 해소되지 않은채 그대로 남아 있어 걱정이다. 우선 그린벨트 해제로 대규모 주택단지 등이 개발될 경우 그 지역의 교통과 환경파괴를 막을 대책이 이번 광역도시계획에 충실하게 반영돼 있는지,실행에 옮겨질지에 대해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수도권 광역도시계획안의 공간구조를 서울의존형 단핵구조에서 벗어나 주변의 7개 거점도시를 개발하는 다핵구조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앞으로 풀리게 될 그린벨트의 개발 역시 그같은 도시계획의 테두리 내에서 추진될 것임은 물론이다. 여기서 제기될 수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수도권 집중억제시책과의 상충이다. 말이 다핵구조이지 자칫 잘못되면 수도권 전역의 도심화를 촉진하는 결과로 나타날 우려가 없지 않다. 그에 따른 교통혼잡과 환경파괴 등은 필연적이다. 서울의 동북부지역 주민들이 그같은 신도시 개발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것은 그런 우려 때문이다. 물론 택지공급을 통해 수도권 주택난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긍정적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과밀화 방지에 역행하는 것임은 분명하다. 이 점에 대해 정책당국은 납득할 만한 설명과 대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그린벨트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대두되는 것이 부동산투기 문제다.물론 대상지역 대부분의 땅값이 이미 올랐다고는 하지만 도시계획의 확정과 더불어 또 한차례 홍역을 치를 가능성도 있어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도시계획수립에 따라 단계적으로 풀어나갈 조정가능지역에 대한 개발계획을 서둘러 확정하는 것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또 해제대상에서 제외돼 개발제한구역으로 계속 묶여 있게 되는 지역주민들의 반발에 어떻게 대처할지도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 가운데 하나다. 우리는 그동안 수많은 민원의 대상이 되어왔던 그린벨트를 합리적으로 재조정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다고 보지만 정부가 제시한 ''선(先)계획''의 내용은 국토의 건강한 보전과 효율적 활용이란 차원에서 그야말로 정교하게 설계돼야 하고,''후(後)개발'' 역시 당초의 계획이 끝까지 유지돼 난개발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책의 일관성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긴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