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사흘만에 상승세를 접었으나 보합권에 머물렀다. 개장초부터 상승세를 견지하던 환율이 장 후반 밀리기 시작하면서 1,320원을 무너뜨리기도 했으나 이내 되올랐다. 달러/엔 환율이 132엔대에서 하향 조정된 반면 외국인 주식순매도가 열흘째 이어지면서 두 변수간에는 상충된 모습이었다. 방향성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장중 흐름은 대체로 정체됐다. 한 방향으로 갈만한 모멘텀이 약한 상태라 하락과 상승이 함께 제한된 흐름이 예상된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0.10원 낮은 1,320.40원에 마감했다. ◆ 방향성 부재속 박스권 예상 = 한쪽으로 갈만한 모멘텀은 주어지지 않고 있다. 달러/엔은 일단 급등에 대한 우려는 누그러들었으며 외국인 순매도 역시 규모가 줄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쉽게 빠지지 않을 것이란 믿음이 강한 것 같다"며 "달러/엔도 움직임이 크지 않고 외국인이 순매도를 지속하는 것이 하방경직성을 가지게끔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주는 전고점을 테스트할 것이란 견해가 우세해 이번주는 달러매수(롱)마인드가 강할 것"이라며 "내일도 특별한 모멘텀이 없고 실수요도 드러나는 것이 많지 않아 1,318∼1,325원을 거래범위로 삼고 있다"고 전망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포지션이 몰리지 않고 있으며 월말을 앞두고 있어 레벨이 높아질수록 네고물량 압박을 받는 것 같다"며 "1,310원대 후반에서는 저가매수 등의 사자는 세력이 있다"고 전했다. ◆ 엔-외국인 순매도 상충 = 달러/엔 환율은 지난주 말 한때 133엔 상향 돌파를 시도했으나 이내 미끄러져 132.52엔을 기록했으며 이날 하향 조정장세를 보였으며 오후 4시 54분 현재 132.34엔을 가리키고 있다. 달러/엔은 이날 폴 오닐 미국 재무장관의 일본 방문에 맞춰 엔 약세보다 구조개혁에 더 초점을 맞추도록 촉구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엔화는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오닐은 환율문제는 언급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762억원, 5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열흘째 주식순매도를 이으면서 환율에 상승압박을 가하고 있으나 역송금수요로 등장하는 물량이 얼마 되지 않아 영향력은 크게 줄어든 상태. 업체 네고물량이 출회되면서 외국인 주식순매도에 따른 역송금수요를 충족했으며 역외는 매수와 매도를 번갈아했다. 수급상 한 쪽으로 기울임은 없었던 셈.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지난 금요일보다 1원 낮은 1,319.50원에 한 주를 연 환율은 조금씩 상승하며 9시 39분경 이날 고점인 1,322.50원까지 올라섰다. 이후 환율은 조금씩 거래범위를 내려 1,320∼1,321원을 오가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 끝에 1,320.9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20원 오른 1,321.1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한동안 1,320.70∼1,321.50원 범위에서만 등락했다. 그러나 반등이 어렵다고 판단한 거래자들이 팔자 쪽에 무게중심을 옮기면서 3시 38분경 1,320.40원을 기록, 하락 반전한 뒤 4시 5분경 1,319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이후 1,319원선을 주로 거닐던 환율은 장 막판 달러되사기(숏커버)로 1,320원을 회복했다. 장중 고점은 1,322.50원, 저점은 1,319원으로 장중 3.50원 이동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4억1,50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6억3,51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1억660만달러, 1억1,100만달러가 거래됐다. 22일 기준환율은 1,320.8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