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포츠가 뜨고 있다. 패션업계의 전반적인 성장부진 속에서도 캐주얼 열풍과 함께 새롭게 등장한 캐포츠룩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캐포츠(caports)''는 ''캐주얼(casual)''과 ''스포츠(sports)''의 합성어. 캐주얼의 디자인에 스포츠 의류의 기능성을 접목시킨 절충형으로 트레이닝복처럼 허리와 바짓단을 밴드처리한 바지나 블루종 점퍼,운동화형 스니커즈,벙거지 모자 등이 대표적인 아이템이다. 캐포츠의 부상은 캐주얼 업계에서 먼저 감지됐다. 캐주얼 메이커들은 기존 디자인에 스포티한 느낌을 강화한 제품을 내놔 스포츠웨어와의 경계를 허물기 시작했다. 캐포츠 스타일의 선구자로 꼽히는 여성복 ''A6''의 경우 백화점 바이어들이 지난해 최고의 히트 브랜드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을 정도로 주목받았다. 2000년 런칭한 이 브랜드는 이듬해인 지난해 갤러리아 3층 영캐주얼 매장에서 매출순위 3위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다. 올 봄에도 캐포츠 스타일의 새 브랜드들이 속속 선보인다. 예컨대 A6 탄생의 주역이었던 이경희 이사가 회사를 옮겨 ''BNX''(아비스타)라는 신제품을 내놓았으며 EXR코리아의 EXR도 역시 ''캐포츠''를 표방해 주목받고 있다. 스포츠 업계에서는 반대로 정통 운동복 디자인을 버리는 대신 ''기능성''에 힙합풍의 일상적인 디자인을 가미한 스타일을 앞세워 캐주얼 시장을 파고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휠라 마케팅팀의 김세래나 대리는 "예전엔 정통 스포츠 라인과 캐주얼 스타일의 제품비중이 8대 2정도였지만 올해는 정통 스포츠 라인을 10%만 남기고 캐포츠 스타일의 제품을 대폭 늘렸다"고 밝혔다. 나이키는 캐주얼파를 겨냥한 의류라인을 이미 선보였고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아디다스 레이디도 국내 상륙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인캐주얼 쪽에서도 캐포츠화가 확산중이다. LG패션의 헤지스,제일모직의 빈폴 골프,슈페리어의 페리엘리스 등 기존 정장브랜드에서도 캐주얼 라인을 보강하며 캐주얼화에 동참했다. 캐포츠룩의 특색은 일상생활이나 레저활동을 가리지 않고 두루 활용할 수 있다는 점. 캐포츠의 등장은 실내활동이 늘면서 농구나 야구 대신 인라인스케이팅이나 퀵보드,골프처럼 운동복을 따로 갈아 입지 않고도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인기를 얻고 있는 트렌드에서 출발한다. 업계에서는 캐포츠 열풍이 캐주얼과 스포츠 시장을 함께 북돋우며 시장을 추가로 성장시킬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LG패션 홍보실의 서영주 대리는 "캐포츠룩이 올해는 한·일월드컵,주5일 근무,아시안게임 등의 특수와 함께 완전히 정착되면서 전체 시장을 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