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부정부패사건으로 사회가 어수선한 요즘 은행장들이 ''허례허식 배격''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 화제다. 정건용 산업은행 총재는 16일 "설날을 앞두고 선물이나 세배는 사양한다"며 "임직원들간에도 선물을 주고 받지 말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정 총재는 "설 인사 문제로 고민하던 직원들도 이같은 지침을 반기는 분위기"라며 "이번에 실시된 1급 인사도 청탁을 전혀 받지 않고 적재적소의 원칙에 따라 단행했다"고 덧붙였다. 오는 18일 장남 결혼식을 앞두고 있는 김경림 외환은행장도 이날 전 임직원들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축의금은 물론 결혼식 참석을 정중히 거절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김 행장은 서한에서 "마음으로 결혼식을 축하해 주는 것만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고 일을 더 열심히 해 주는 것이 결혼을 축하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은 관계자는 "최근 장남 결혼식에 대한 소문이 나돌자 임직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행장이 직접 편지를 보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