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전날 오름세를 연장했다. 그러나 대체로 강보합권에 머물러 변수가 제한된 시장상황을 반영했다. 오전장 이동거리가 1.90원에 불과했다. 외국인의 주식순매도 지속과 달러/엔 환율이 소폭 반등하면서 환율 상승 쪽이 우세하나 뚜렷한 방향설정은 망설이고 있다. 이에 따라 개장초 1,319원까지 올라선 환율은 점진적으로 거래범위를 낮추는 궤적을 그렸다. 외국인 주식순매도에 따른 역송금 수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1,320원 시도는 일단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방향성이 없는 장세임을 뚜렷하게 인식하는 상황.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0.90원 오른 1,317.80원으로 오전장을 마감했다. 역외선물환(NDF) 환율이 활발한 거래양상을 보이며 소폭 오른 1,317.90/1,318.50원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1.60원 높은 1,318.50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직후 1,319원으로 올라선 뒤 되밀려 9시 36분경 1,317.80원까지 내렸다. 대체로 1,318원선을 주무대로 등락하던 환율은 매도세가 강화되면서 11시 24분경 1,317.10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이후 환율은 1,317원선을 누비며 조용한 흐름을 보였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장중 달러/엔이 정체되고 외국인 순매도 역시 강하지 않아 거래에 별다른 흥미를 가지지 못하고 있다"며 "변동요인은 개장가에 반영된 채 오후에도 큰 폭의 등락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외국인 주식순매도에 따른 역송금수요가 없을 것으로 예상돼 오후 거래는 1,316∼1,319원 정도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큰 수급도 없고 물량 부담도 조금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며 "쉬어가는 장세로 인식하고 있어 외국인 주식순매도에 따른 수요가 없다면 1,320원은 아직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엔 환율은 밤새 뉴욕에서 131.11엔을 기록한 뒤 이날 소폭 반등, 낮 12시 현재 131.34엔을 가리키고 있다. 미조구치 젬베이 일본 재무성 국제금융국장은 이날 "재무성이 의도적으로 환율을 조작하지 않을 것이며 현재 환율은 시장 메커니즘의 결과"라며 "한국과 중국의 환율 관련 우려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엔 약세를 막을 의사가 없다는 것을 시사했으나 주변국의 불만을 의식, 엔 약세 유도에는 다소 소극적인 모습.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이 시각 현재 거래소에서 731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하고 있다. 전날 3,000억원에 육박하는 순매도자금의 역송금 수요는 많지 않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