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속해 있는 공급사슬은 다양한 특성을 갖고 있으며 그 특성에 따라 서로 다른 경쟁 전략의 선택과 공급사슬의 설계가 이뤄져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CM(공급사슬망관리)의 성공 사례를 살펴 보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들이 존재한다. 공급사슬의 효율적 설계와 운영을 위해 따라야 하는 원칙과 대표적인 성공 사례인 델 컴퓨터에 대해 살펴 보자. SCM의 효율적 설계와 운영을 위해서는 첫째 시스템의 목표를 명확히 정의해 각 단계가 시스템의 목표를 달성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게 유도한다. 통합적 의사결정을 통해 발생한 추가적 이익을 공평하게 분배함으로써 시스템의 이익을 최대화하도록 구성원들에게 동기 부여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 소비자의 서비스 수준 향상에 기여하는 성과 측정치를 개발한다. 특히 QR(즉각적인 반응), ECR(효과적인 소비자 반응) 등을 활용해 세분화된 소비자 그룹의 요구를 잘 만족시킬 수 있는지 측정해야 한다. 배달주기나 수송량의 불확실성을 줄여야 공급업자,생산자,소비자 모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셋째 "리스크 풀링"을 통해 시스템과 관련된 불확실성을 최소화한다. "리스크 풀링"은 시스템 내에 분포돼 있는 불확실성을 하나의 그릇에 모음으로써 시스템 전체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것이 그 목적이다. 예를 들어 배달 트럭이 각 소매상에 도달해 그 소매상과 앞으로 방문할 소매상들의 재고수준을 고려해 할당량을 정하는 동적 재고할당정책이나 배달 트럭이 중앙창고나 소매상을 떠나면서 앞으로 방문할 소매상들의 재고 수준을 고려해 방문 순서를 정하는 동적 배달경로정책을 활용하면 시스템의 불확실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 또 베네통의 경우와 같이 먼저 옷을 완성한 뒤 색상별 주문량에 따라 염색을 하는 방식으로 최종 제품의 조립을 지연시킴으로써 원가는 높아지더라도 재고를 줄이고 유연성을 증가시켜 궁극적으로 비용 감소와 수익 증대를 달성한 예도 있다. 넷째 정보를 공유하고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즉 물적 흐름과 정보의 흐름을 효과적으로 통합하는 것이 필요하다. 월마트는 재고를 정보로 대체한다는 개념을 도입해 인공위성 등을 통해 하위 단계의 수요와 재고 정보를 모든 단계가 공유해 의사 결정에 반영함으로써 수요에 대한 반응시간을 최소화했다. 다섯째 정보의 공유와 통합적 의사결정이 이뤄지기 위해선 부서간 협동을 유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할 땐 부서간 형평성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이다. 여섯째 하부구조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수행하며 미래 확장 가능성에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월마트는 장기적 관점에서 지역분배센터를 먼저 건설하고 그 주위에 소매 점포를 위치시키는 방법을 사용해 초기 투자는 다른 경쟁기업에 비해 많이 들었지만 가장 효율적인 분배 시스템을 소유한 기업이 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아웃소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고 기업의 경쟁력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자신의 자원과 외부 기업의 자원을 결합해야 한다. 아웃 소싱의 대상이 되는 기능을 선택할 때 기업의 핵심역량과 관련해서 중요하지 않다거나 추가적 자본투자의 규모가 크다는 것을 기준으로 사용하기보다는 그 기능을 외부 기업이 자신보다 더 잘 할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사용해야한다. 제너럴 모터스가 대체 부품 분배시스템의 설계와 운영을 쉬나이더에 아웃소싱한 것이 적절한 기준을 사용한 예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델 컴퓨터는 중간단계를 없애고 시간적으로 축약된 공급사슬을 구축함으로써 가장 성공적인 기업 성장 사례를 탄생시켰다. 컴퓨터 산업은 회사 내에서 모든 것을 생산하는 초기 단계에서 전문화의 단계를 지나 가상적 통합의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델의 경영모델은 크게 원가 상의 우위,고객과의 밀착,가상적 통합 등 세 가지 구성요소로 이뤄진다. 가상적 통합은 수직적 통합과 전문화의 이점을 가진다. 즉 조정의 용이성과 원가 효율성을 결합한 것으로 공급업자와의 통합과 소비자와의 통합을 동시에 추구한다. 따라서 과거의 엔지니어 중심의 사고 방식을 탈피해 소비자 가치 증대에 초점을 두고 모든 의사결정이 이뤄지게 된다. 델은 가상적 통합을 위해 적은 수의 공급업자와 장기적 계약을 맺고 대부분의 부품이나 서비스 인력 등을 아웃소싱해 디렉트 비즈니스 모델이라 불리는 신속하고 유연한 구매,생산,판매 시스템을 구축했다. 정보통신 기술의 활용을 통해 이들과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하고 판매 서비스 인력을 활용해 수요 예측의 정확도를 높였다. 결과적으로 고객으로부터 주문을 받아 생산하는 주문생산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가능해졌고 배달기간도 평균 5~6일로 줄어들었다. 효율적 정보통신 시스템을 활용하여 JIT(just in time) 시스템을 도입함막館?재고 회전율이 1년에 30회 이상으로 높아졌고 가격경쟁력도 갖추게 됐을 뿐 아니라 새로운 기술의 출현에 신속하게 반응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매출의 90% 이상이 기관에 대한 것임을 인식하고 이같은 기관 고객을 세심하게 관리하고 시장 세분화를 통해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R&D그룹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가장 잘 충족시킬 수 있는 적절한 기술을 시장으로부터 선택해 조합하는 것이다. 가상적 통합은 공급사슬을 시간적으로 축약함으로써 높은 효율성과 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반응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며 델은 대표적인 성공사례를 제공하고 있다. 1997년 델 컴퓨터는 5년 평균 연간 수익증가율 55%,5년 평균 연간 주가상승률 1백33%를 기록했으며 매출액도 1백20억 달러로 급성장했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 박상욱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 [ 한경-매니저소사이어티 공동기획 www.managersociet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