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보다 배꼽이 더 큰 시장'' 새 자동차 시장과 자동차 관련시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자동차 애프터마켓''으로 불리는 자동차 관련시장의 규모는 새 자동차 시장의 규모를 훨씬 능가한다. 자동차 애프터마켓의 시장 규모는 거의 추정이 불가능할 정도다. 워낙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는데다 신규사업분야도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흔히 ''애프터마켓'' 시장은 완성차가 판매된 후 운행-관리-재판매 단계에서 형성되는 시장을 일컫는다. 할부금융 중고차거래 경정비 긴급출동 렌터카 보험 주유 폐차 텔레매틱스 등이 시장 범주에 포함된다. 일반인들이 자동차 구입 이후 자동차 관련부문에 지불하는 비용은 차값의 2배가 훨씬 넘는다. 세계적 자동차메이커인 미국의 재너럴모터스(GM)의 분석에 따르면 2만달러짜리 자동차의 경우 판매후 6만8천달러의 추가 매출을 일으킨다. 이런 식으로 따지면 1천2백만대 이상의 자동차 등록대수를 갖고 있는 국내 시장은 무려 2백조원대의 잠재 시장을 갖고 있으며 자동차 수명을 10년으로 잡으면 연간 20조원의 부가가치가 창출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주우진 서울대 교수는 "자동차 애프터마켓 시장은 그 어느 시장보다도 규모가 크고 수익성이 높다"며 "요즘 국내 자동차메이커 뿐만 아니라 금융회사들이 이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오히려 늦은 감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GM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세계 자동차메이커 빅3는 고용 재고 원가절감 등의 부담이 따르는 전통적인 자동차 판매보다 애프터마켓 시장에서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국내 애프터마켓 판도는 그동안 금융사와 정유사들이 주도해 온 가운데 완성차업체들이 가세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삼성화재는 수많은 아웃소싱 업체들을 거느리고 온라인에서는 애니카서비스, 오프라인에서는 자회사인 세일종합서비스를 통해 전천후 차량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에 긴급출동과 정비를 위탁하고 있지만 별도로 정비공장을 건설중이며 제휴선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미래카''를 운영중인 현대해상은 3백여개의 정비업체 및 50여개의 중고차 매매업체와 제휴, 신차 출고에서 폐차에 이르기까지 국내 최대의 종합 서비스체제를 구축한다는 야심을 갖고 있다. 미래카는 향후 협력업체를 수천개까지 늘려 대인.대물보상서비스를 제외한 모든 자동차 관련 서비스를 수행할 계획이다. LG정유 야후코리아 국민카드 등이 공동출자한 얄개네트워크는 긴급출동망 주유망 정비망 중고차망 등을 거느리고 있으며 GM과 부품합작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LG정유측은 자사의 보너스카드 회원수가 6백만명에 달해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주)는 경정비사업을 하는 스피드메이트 차량관련 포털사이트인 엔크린닷컴 중고차 중개서비스를 수행하는 엔카 장기 렌털서비스부문인 로드파크 운송물류제공 서비스부문인 내트럭 텔레매틱스사업 부문인 엔트랙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가장 짜임새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9백만명 이상의 운전고객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단위사업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나갈 것"이라며 "도요타 BMW 등 해외 메이커들과의 제휴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완성차업계에는 현대자동차가 계열사인 현대캐피탈을 통해 신용카드 및 할부금융사업을 적극 전개하고 있으며 오토에버닷컴을 앞세워 중고차와 부품시장에도 진출하고 있다. 대우자동차가 드림넷 서비스로 시장을 선점한 텔레매틱스 서비스 시장에서는 오는 3월 ''아톰'' 서비스로 맞붙을 놓을 계획이다. 텔레매틱스 시장은 매년 30%이상의 성장세를 지속, 2005년에는 규모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업체들의 시장 진출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자동차 진단기기 및 정보통신 단말기 전문업체인 네스테크는 자동차용 무선인터넷 컴퓨터인 ''오토PC''를 출시하고 있으며 만도도 자회사인 만도마이스터와 정보통신제조업체인 휴먼디지털테크놀러지를 통해 텔레매틱스 단말기를 완성차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광중계기 생산 벤처업체인 파인디지털도 각종 정보를 수신할 수 있는 무선통신 정보단말기를 개발, 애프터마켓 시장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할 계획이다. 조邱?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