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냉장고가 나온지 8년째다. 지난해 김치냉장고가 일반냉장고 시장 규모를 추월했다. 서양 기술로 만들어진 냉장고가 한국에 들어와 김장독의 과학성을 빌려 업그레이드된게 김치냉장고라 할 수 있다. 그 앞에 만도공조의 김치냉장고 딤채가 우뚝 서 있다. 윤종은 전무는 당시 딤채 개발연구소장이자 공장장을 맡아 개발을 진두지휘했다. 그는 "김치냉장고는 외래 서구기술을 우리 문화와 시장에 맞도록 창조적으로 응용한 문화상품"이라고 강조했다. -김치냉장고를 문화상품으로 극찬했는데. "딤채는 전세계에 한국의 이미지와 브랜드를 심는 첨단 문화상품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선진 문화권일수록 발효 및 숙성 음식에 대한 미각이 발달돼 있다. 한국의 김치도 세계적 발효음식으로 지구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서구인들 사이에서 김치애호가가 확산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딤채는 지난해 미국 일본 등지에 4만여대가 수출됐다. 딤채가 단순 전자제품의 차원을 넘어 한국의 전통을 담은 문화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말이다" -김치냉장고가 폭발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요즘 사은품 최고 인기 품목이 김치냉장고다. 김치냉장고를 내걸어야 고객이 몰릴 정도다. 김치냉장고는 전통 문화에서 이끌어낸 토종기술로 서구 가전 제품을 앞지른 유일한 상품으로 기록될 것이다. 김치냉장고가 이처럼 뜻깊은 성장을 이루게 된 것은 우리의 것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패스트푸드의 홍수 속에서 김치와 김치냉장고의 진가를 인정해 준 소비자들의 힘이 컸다고 본다" -딤채가 가진 독보적인 기술은. "기존의 서양식 냉장고는 차가운 바람이 나오는 간접냉각 방식이다. 따라서 시간이 오래 지나면 김치와 야채가 말라버린다. 전면개폐 방식이어서 냉장고내 온도변화가 10도 이상의 편차를 낸다. 반면 딤채는 냉장온도 편차가 1 이하다. 저장실 표면 자체를 냉각시키는 직접냉각 기법을 도입, 김치냉장고 온도를 0도에서 편차가 1도 이하가 되도록 줄였다. 땅속에 묻어 김치를 숙성시키는 전통 김장독의 과학성을 현대기술로 나타냈다. 식품을 냉동시키지 않은 상태로 신선도를 유지하는 기술이다. 김치를 몇개월 동안 보관해서 먹어도 맛이 변하지 않는다" -딤채를 개발에 숨은 이야기가 있다면. "만도공조는 위니아라는 에어컨을 만들고 있다. 성수기인 여름철이 지나면 다음 에어컨 생산 때까지 라인이 비게 된다. 라인을 돌리기 위해 아이디어를 모집했으며 그 아이템으로 ''김치''가 선택됐다. 처음에 주부들을 김치만들기에서 해방시키자는 차원에서 김치만드는 기계를 만들었다. 샘플까지 제작했다가 시장성이 없어 포기했다. 그런 후 우여곡절을 거쳐 김치냉장고 개발로 결론이 내려졌다. 김치숙성 보관고라는 프로젝트로 시작했으며 나중에 김치냉장고로 이름을 지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