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류처럼 수확기가 있는 상품은 계절에 따라 가격이 변동하지만 수확기가 없는 주식이 계절을 탄다는 것은 특이한 현상이다.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는 1월에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이 1980년대 미국 월가에서 관찰됐고 이를 ''1월 효과''라고 부르고 있다. 그 때까지 주식시장은 효율적이란 생각이 지배적이었지만 1월 효과는 시장의 효율성으로 설명이 잘 되지 않았다. 그래서 ''시장 특이현상(anomalies)''의 하나로 분류되기도 한다. 특이현상인 만큼 1월 효과가 나타나는 배경에 대한 설명도 다양하다. 미국에선 주식투자에서 손실을 입은 투자자가 공제받은 세금으로 연초에 주식을 사기 때문에,국내에선 새해가 되면 낙관적인 전망이 강해져 주식에 대한 특별수요가 생겨난다는 견해가 있다. 또 연말과 연초엔 한동안 시장이 쉬게 되고 그 사이에 나타날 수 있는 위험을 피하고자 했던 투자자가 연초에 주식을 사기 때문에 1월 효과가 나타난다는 주장도 있다. 주말이면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는 주말효과,여름철 휴가를 떠나기 전에 강세장이 서는 서머랠리도 1월 효과와 유사한 개념이다. 1월 효과는 한국증시에서도 관찰되고 있다. 1991년부터 2001년까지 11년동안 종합주가지수는 1월에 6번 올랐고 5번 떨어져 오르는 경우가 약간 많았다. 오른 해의 평균 상승률은 16.8%인 반면 내린 해의 평균 하락률은 5.7%였다. 오를 땐 크게 오르고 내릴 땐 상대적으로 작게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 셈이다. 시간적으론 1월 중에서도 첫째주와 둘째주에 1월 효과가 강하게 나타나고,1월 주가가 상승추세를 그리면 그 해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많았다. 1월 주가는 이래저래 투자자들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올들어서도 1월 주가가 강세를 보이자 투자자들은 "1월 효과가 제대로 나타났다"고 반긴다. 그러나 심리적 요인에 의한 주식특수는 곧 평상으로 되돌아가곤 했다. 80년 이후 20년동안 1월엔 종합주가지수가 평균 3.4% 올랐지만 2월엔 1.1%가 내렸다는 통계가 있다. 허정구 논설위원 hu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