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한 사장의 순애보는 보는 이로 하여금 진한 감동을 자아내게 한다. 그가 부인 엄정희씨에게 쏟는 애정의 깊이와 농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지난 2000년 1월31일은 결혼한지 25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그는 은혼식을 부인이 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오늘을''이란 책의 출판기념회로 대신했다. 이 책에는 첫 아이를 잃은 슬픔과 암을 극복한 얘기 등 두 사람의 인생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는 지금도 한달에 한번씩 부인에게 연애편지를 꼬박꼬박 쓰고 있다. 50대 중반의 나이를 감안하면 여간한 정성이 아니다. 교회 일도 함께 한다. 부인은 교회신문 편집장을, 이 사장은 기자일을 맡고 있다. 부인 아래에 소속돼 허드렛일을 기꺼이 감당하고 있다.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부인에 대한 사랑 하나만으로 설명이 부족하다.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이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이다. 이 사장은 인생을 자동차에 곧잘 비유한다. 인생의 한가운데 핸들(스티어링휠)이 있고 그것을 둘러싼 네바퀴가 있다고 설명한다. 핸들에 해당하는 것이 행복이다. 네바퀴는 일 가족 건강 친구 등이다. 바퀴는 각각 3가지 구체적인 목표들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가족이란 바퀴가 잘 굴러가기 위한 3가지 목표는 ''신혼처럼'' ''동아리가족'' ''봉사하는 가족'' 등이다. 한달에 한번 연애편지를 쓰는 일도 ''신혼처럼''의 세부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