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말(馬)의 눈을 갖고 재테크에 임해야 한다" 연초부터 증시가 급등세를 이어가고 경기호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자 재테크 전문가들은 이렇게 권고하고 있다. 말이 양쪽 눈으로 앞뒤를 동시에 보듯이 재테크도 금융환경을 두루 살펴보며 신속히 대응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2001년은 마이너스 금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초저금리 현상이 지속돼 은행권 상품에 의한 재테크가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올해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금리가 조금씩 오를 것으로 전망할 만한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저(低)금리 기조가 완전히 뒤바뀔 가능성은 없지만 소폭 반등할 가능성은 높다(하나은행 김 팀장)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부 재테크 전문가들은 "지난해 3.4분기를 기점으로 금리가 바닥을 찍었다"고 단언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올해는 은행 예금상품 금리가 지난해보다 1%포인트 정도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일부 은행들은 이미 전결금리 조정 등을 통해 예금금리를 올리고 있다. 금리상승기에는 여유자금을 짧게 굴리는게 상책이다. 3개월 정도의 만기로 굴리다가 금리가 고점에 이르렀을 때 장기 확정금리 상품이나 채권형 간접상품으로 갈아타야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서춘수 조흥은행 재테크팀장은 "3개월 단기특정금전신탁을 적극 활용하라"고 권한다. 단기 기업어음(CP)에 주로 투자하는 이 상품은 3~6개월 정도 짧은 기간에 목돈을 굴리기에 적합하다. 정기예금보다 수익률이 0.3~0.5%포인트 높은 점도 장점이다. 단기간 자금을 운용하다가 금리가 고점에 가까워졌다고 판단될 때 만기 1년짜리 이상의 확정금리 상품이나 채권형 수익증권으로 바꾸면 비교적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한상언 신한은행 재테크팀장도 "단기특정금전신탁 등으로 짧게 자금을 운용하면서 금리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것이 올해의 재테크 요령"이라고 강조한다. 특정금전신탁의 경우 만기 1개월 짜리도 나와 있어 단기자금 운용 여건은 작년보다도 더 유리해진 상황이다. 한 팀장은 또 새해에 투자유망한 은행권 상품으로 단기특정금전신탁 외에 부동산투자신탁 장기증권저축 후순위채 특판정기예금 등을 꼽는다. 이 중에도 부동산투자신탁은 지난해 큰 인기를 모은 바 있어 올해도 은행들이 새로운 상품들을 속속 내놓을 전망이다. 이 상품은 통상 시판과 동시에 매진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평소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어야 가입할 수 있다. 새해에는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큰 만큼 재테크 전문가들은 전체 운용자금의 40% 정도는 주식관련 상품에 투자할 것을 권한다. 그중에도 장기증권저축은 잘 활용하면 훌륭한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있다. 1인당 5천만원까지 가입할 수 있고 세액공제와 이자소득세 및 배당소득세 면제 등 다양한 혜택이 있다. 한편 금리상승기에는 채권형 간접상품의 가입에 유의해야 한다. 금리상승은 채권가격의 하락을 초래, 채권형펀드의 수익률이 떨어질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하락하던 시중금리가 지난해 10월중순 이후 반등세로 돌아서자 채권형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는 일부 원금손실을 보기도 했다. 금리가 줄곧 하락세를 지속하던 지난해엔 채권형펀드가 은행 예금보다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좋았지만 올해엔 반드시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은행권 상품에 의한 재테크에서는 세테크가 기본이다. 한푼이라도 세금을 줄이는 것이 수익률을 높이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연봉 3천만원 이하의 직장인이라면 근로자우대저축이 필수적이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