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이 주도해 오던 서울 강남지역 상권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개장한지 2년이 채 안된 신세계 강남점과 롯데백화점 강남점이 급속도로 시장을 잠식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7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강남점은 지난 한햇동안 4천6백억원어치를 팔았다. 이는 현대 본점,무역센터점,갤러리아 압구정점,롯데 강남점,신세계 강남점 등 강남지역 5개 백화점중 3위권의 실적. 지난 2000년10월 문을 연지 불과 2년도 안된 신규 점포치고는 괄목할만한 성장세다. 2000년6월 오픈한 롯데백화점 강남점도 3천3백88억원의 견실한 매출을 올렸다. 강남권 5개백화점 중에선 여전히 최하위지만 개점 첫해의 부진에서 빠른 속도로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강남상권의 터줏대감인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본점은 각각 5천9백억원,5천7백억원의 매출을 올려 나란히 1,2위 자리를 유지했다. 하지만 신세계와 롯데 강남점의 공세에 밀려 상대적으로 실적이 부진한 편이다. 무역센터점의 경우 매출증가율이 11.2%에 머물렀고 본점은 7.3%에 그쳤다. 갤러리아 압구정점은 3천9백억원으로 한해전보다 17.4% 성장했다. 신규 점포들이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임에 따라 시장점유율도 요동치고 있다. 현대백화점(본점+무역센터점)의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49.4%로 개점이래 처음으로 50%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99년의 78.3%,2000년의 63.9%에 비해 크게 하락한 수치다. 현대의 점유율 하락은 그대로 신세계 강남점과 롯데 강남점의 점유율 증가로 이어졌다. 신세계 강남점의 지난해 강남상권 점유율은 19.6%로 20%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 2000년의 6.3%보다 점유율이 3배 이상 높아진 것. 롯데 강남점도 개장 첫해 9.8%이던 시장점유율이 작년에는 14.4%로 크게 높아져 갤러리아 압구정점(16.6%)을 추격하는 양상이다. 신규 점포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약진함에 따라 백화점 업계의 강남권 매출도 크게 확대되는 추세다. 강남지역 5개 백화점의 지난해 매출은 2조3천4백88억원으로 한해전의 1조6천5백98억원에 비해 41.5%나 늘어났다. 지난해 백화점업계의 매출성장률이 10% 안팎에 머문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실적이다. 신세계 강남점장 이영재 상무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소득수준이 높은 강남권 소비자들의 지갑이 다른 지역보다 먼저 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