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산업자원부 한국은행 등이 서비스산업과 관련한 통계인프라 정비에 나섰다. 서비스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49%,총고용의 61.1%를 차지하고 교역도 증대하고 있으나 현행 통계방식으로는 이에 걸맞은 수준의 분석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동안 경제통계가 제조업에 편중돼 있던 것은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세계적으로도 제조업은 경기사이클에 민감하고,교역상 비중이 막대했으며,전통적으로 기술혁신과 생산성을 주도했기 때문에 경제분석에서 특별히 중요성을 부여했다. 이는 다른 산업에 매몰되기 일쑤인 서비스에 비해 제조업이 산업분류상 보다 세분화되는 현상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서비스 부문의 경제적 역할을 더 이상 외면키 어렵게 됐다. 흔히 저임금ㆍ저기술 부문으로 잘못 인식하는 오류가 있어 왔지만 정보통신 서비스만 해도 기술과 서비스유통에서 혁명적 변화를 겪고 있다. 이것이 종종 생산성 증가,물가하락,고임,숙련된 노동력,국제경제에서의 경쟁 우위를 암시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이제는 이런 관계를 규명할 보다 정확한 정보들이 요구된 것이다. 이런 이유로 미국은 지난 60년간 몇번에 걸친 표준산업분류체계(SIC) 개정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북미산업분류체계(NAICS)를 도입했다. 서비스의 비중 증대와 신산업 등장으로 인한 산업구조의 엄청난 변화가 큰 압박요인이 됐다. 경제 전체를 10개 부문으로 나누던 것이 NAICS에서는 20개로 확대됐고,새로 추가된 9개는 모두 서비스관련 섹터였다. 또 신규로 포함된 3백58개의 산업중 2백50개가 서비스 산업이었다. 정부의 서비스 통계인프라 정비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수출입통계나 외국인투자 분류에서 ''기타''로 묶기에는 이미 의미있는 비중을 차지하거나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다면 당연히 세부적으로 풀어헤쳐야 한다. 조사항목도 그렇다. 서비스 부문의 정보기술(IT) 활용은 IT 정책에 매우 중요하다. 소위 ''생산성 역설''만 해도 IT가 서비스 부문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추정하지 못한 것과 무관치 않다. 이 밖에 연구개발(R&D) 투자 역시 기술의 사용자 위치에서 자체 R&D로 눈을 돌리는 서비스 업종들이 늘어나는 추세에서는 당연한 조사대상이다. 정확한 서비스 통계는 제조업과 서비스업간 가치사슬 및 산업전반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도 필수적이다. 보다 현실성있는 정책을 위해 앞으로 통계인프라를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전문위원ㆍ경영과학博 a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