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山)만큼 인간으로부터 사랑을 받는 자연이 있을까.

산은 인간에게 안락함과 여유를 주고, 인간한계의 도전을 용인하는 대상이다.

그래서 누구나 한번쯤은 산을 노래하고 예찬하고 싶어한다.

시름에 빠진 실직자와 좌절한 우리네 이웃들이 안식을 구하는 곳도 바로 산이다.

이러한 산이 멍들어 가고 있다.

시드니 등지에서 보듯 세계 곳곳의 빈번한 대형화재로, 땔감과 목재 수출을 위한 무분별한 남벌로, 아프가니스탄 등지의 산악전쟁으로 산림은 형편없이 황폐화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도 북한의 산림은 복원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하다.

모든 야산이 벌거숭이다.

그래서 비가 좀 내려도 농경지가 침수돼 식량문제는 갈수록 우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TV에서 보는 금강산과 묘향산은 특별관리지역이어서 예외일 뿐이다.

유엔은 올해를 ''국제 산의 해''로 선포했다.

유엔은 "수많은 동식물의 서식지이며 신선한 물의 원천인 산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은 "인공위성사진을 보면 최근들어 부쩍 많은 산림이 훼손되고 있다"며 "풍부한 자원을 가진 산을 가꾸고 보존해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은 전 세계인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세계의 산림면적은 지구 전체면적의 34%인 44억9천만ha로 추정되고 있는데 매년 1천7백만ha의 산림이 훼손되고 있다.

국제자연보존연맹의 보고에 따르면 현재 지구상에 살고 있는 식물종(種)의 약 10%에 해당하는 3만3천4백종의 식물이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또 지구 육지면적의 7%에 지나지 않는 열대우림에 전체 생물의 50%가량이 서식하고 있는데 아마존 유역의 산림훼손 등으로 생물종이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산림파괴는 기후변화를 가져와 지구의 사막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건조지역과 열대림, 지중해지역에서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다.

나무가 베어진 산이 가져올 재앙이 두렵다.

이 재앙은 벌써 우리 세대에서 그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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