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초일류기업들은 철저하게 수익 위주로 경영한다. 새로운 제품이나 개술을 개발해 다른 경쟁사 제품과 차별화시키거나 신시장을 개척함으로써 독점적 이익을 향유한다. 국내 기업에 비하면 외형확대보다 이익제고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갖는다. 초일류기업의 이러한 경향은 영업실적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매출이나 순이익이 국내 기업보다 많기도 하지만 매출에서 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이 훨씬 높다. LG경제연구원이 지난 1997년부터 2000년까지 4년동안 미국 일본 한국의 우량기업들을 대상으로 매출액 순이익율을 조사한 결과 미국기업은 한국기업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한국의 코스피(KOSPI)50을 구성하는 종목중 금융기관을 제외한 32개 제조사의 평균 매출액 순이익율은 2.5%였다. 이에 반해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GE등 미국 다우존슨 지수를 구성하는 우량 27개사의 매출액 순이익률은 평균 8.4%, 일본 TOPIX30 구성 24개 제조업체의 매출액 순이익률은 평균 3.2%로 나타났다. 미국기업의 실적을 업체별로 보면 인텔은 지난해 3백37억달러의 매출에 1백5억달러의 순이익을 올려 1백원어치 팔아 31원 남는 장사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29.04%,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는 25.75%의 순이익율을 기록했다. 음료회사인 코카콜라와 발전설비제조업체인 GE도 10.64%, 9.85%의 높은 순이익율을 보였다. 정보통신관련 기업인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TI는 올들어 IT(정보기술) 경기의 침체로 매출과 순이익이 크게 하락했으나 흑자행진은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세계적 초일류기업들의 수익성이 높은 것은 이들 회사들이 독자 기술 또는 제품으로 시장에서 독점적 이윤을 남길 수 있는 핵심 사업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컴퓨터의 핵심 장비인 중앙처리장치와 운영체제를 세계 시장에 독점공급하다시피 하고 있다. TI는 각종 통신장비에 들어가는 DSP(디지털신호변환장치)를 세계 처음으로 개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GE는 화학분야의 기술노하우를 바탕으로 항공기나 의료장비에 들어가는 각종 고부가 신제품을 꾸준히 내놓는 한편 금융시장에 진출, 자사제품을 바탕으로 다양한 금융신상품도 내놓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대규모 이익을 다시 연구개발에 투자, 신기술 신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승부를 건다. 국내 기업들도 최근들어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 삼성전자 포항제철 SK텔레콤은 매출액 순이익율이 10%를 훨씬 넘는다. 그러나 이들 몇 개 기업을 제외하면 대부분 1-2%로 크게 낮다.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는 업체들이 있으나 원가절감 신기술 개발 등에 의한 경우보다 차입금 감소에 따른 이자 절감에 비롯된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의 이한득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 기업들은 수익성은 물론 선진기업에 비해 보유자산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불요불급한 자산과 부채를 동시에 줄이면서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주병 기자 jb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