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기율 금융감독원 선물감독팀장(38)은 31일 열리는 종무식에서 이근영 금융감독원장으로부터 큰 상을 받게 됐다. 상 이름은 '올해의 최우수 직원상'. 주목되는 것은 옥 팀장이 삼성증권에서 일하다 지난 99년 금감원 통합 때 들어 온 아웃소싱 인력이라는 점이다. 3년차밖에 안된 외부 영입인력이 20∼30년씩 근무해 온 토박이 동료들을 제치고 최우수 직원이라는 영예를 안게 된 셈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옥 팀장의 수상은 개인적인 노력과 업무성과에 대한 포상의 의미도 있지만 금감원의 변화상을 알리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올 한해 구태를 벗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해왔고 옥 팀장에게 상이 돌아간 것도 그 같은 맥락이라는 것. 실제로 '비판적 관찰자'인 기자의 입장에서 봐도 금감원의 개혁노력은 평가해 줄 만한 대목이 적지 않았다. 금감원은 지난 28일 3개 국·실을 폐지하는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조직개편은 통합후 3년동안 벌써 네번째다. 금감원은 이번 조직개편으로 통합 당시 42개였던 국 조직을 27개로 줄였다. "이제는 그만 좀 할 때도 되지 않았나…"라는 직원들의 푸념도 탓할 노릇만은 아니다. 여기다 내년부터는 일정 기간 승진·승급하지 못한 직원은 강제 탈락시키는 '직위·직급 일몰제'도 시행키로 했다. 상층부가 많은 호리병 모양의 기형조직을 피라미드형으로 바꾸기 위해 만든 고육책이다. 금감원은 이같은 내부개혁의 성과와 최근 각종 비리사건에 한 명도 연루되지 않았다는 '도덕적 자신감'을 자양분으로 삼아 내년을 다른 어느 때보다도 의욕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이 원장이 최근 간부회의에서 "그동안 다소 수세적이었지만 내년부터는 자신감을 갖고 공세적으로 시장감독에 나서자"고 독려한 것도 이런 의욕을 대변한다. 신용금고 불법대출 사건에 간부직원이 연루돼 사기가 땅에 떨어졌던 작년말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금감원은 내년을 '금융소비자 보호의 해'로 지정했다.금감원이 끊임없는 내부개혁으로 진정한 의미의 서비스기관으로 다시 태어나길 기대해본다. 박수진 금융부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