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들은 내년 매출은 늘리되 최근 세계경제의 불투명성과 엔화약세 현상 등을 감안, 설비투자 규모는 올해 수준을 유지하거나 약간 줄이는 등 '신중한' 경영목표를 세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그러나 '때가 오면 언제라도 뛸 수 있도록' 핵심사업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는 가급적 손대지 않거나 오히려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 올해(123조원)보다 7조원 늘어난 130조원의 매출을 올리기로 하고 투자규모는 올해(6조8천억원)에 비해 1조8천억원이 줄어든 5조원으로 축소키로 하는 등 보수적인 경영을 하기로 했다. 삼성은 또 세전이익은 올해 6조6천억원에서 내년에는 8조9천억원으로 늘리고 전체 계열사(금융사 제외)의 차입금을 올해의 14조4천억원에서 10조2천억원으로 줄여부채비율을 올해의 82%에서 72%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삼성은 24일 "설비투자 대부분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으로 삼성전자는 투자를 3조원 정도로 잡고 반도체 설비보완에 주력하는 등 예년만큼 활발하게 투자를 하지 않기로 해 전체 투자규모가 줄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삼성 계열사의 수출목표는 올해 260억달러에서 내년 285억달러로 10%가량 늘리기로 했다. 삼성은 특히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내년 경영방침으로 제시하고 복합불황 가능성에 대비, 위기 대응체제를 확립하는 것은 물론 핵심분야에 대한 역량 집중으로 사업구조 고도화 및 세계일류 사업군을 육성하는 것 등을 중점 추진과제로 정했다. ▲LG= LG 계열사들도 내년 매출을 올해보다 늘려잡고 공격적 영업.마케팅활동을펴기로 했다. 계열사별 매출목표는 LG전자가 디지털시장 선점 등을 통해 올해(16조4천억원,예상)보다 10% 이상, LG화학은 올해(4조7천464억원)보다 5-10%, LG상사는 대중국 산업용 원자재 수출 확대, 대중동 플랜트 수출 강화 등으로 올해(115억달러)보다 13% 각각 늘려잡았다. 투자에서는 창출된 현금범위 내에서 투자를 단행하되 대규모 시설투자는 신중히 하고 미래 핵심사업 분야의 성장엔진인 연구.개발(R&D) 투자는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올해 전자부문에 1조4천억원을 투자한 LG는 내년 이보다 22% 증가한 1조7천억원을 투자하되 절반이 넘는 8천500억원을 디지털 디스플레이와 차세대 이동통신사업에쏟아 붓기로 했다. 지주회사로의 전환작업을 추진중인 LG는 내년 LG전자를 지주회사인 LGEI와 사업자회사인 LG전자로 나누되 보유주식 매각 등을 통해 부채비율을 LGEI는 52%에서 30%이하, LG전자는 225%에서 200% 이하로 각각 낮추기로 했다. ▲SK= 내년 매출목표를 올해(55조원)보다 10% 가량 늘린 60조원으로 잡고 있다. 또 내년 설비투자 규모는 올해(3조6천억원) 수준을 유지하되 차세대 정보통신과 생명과학, 중국사업에 집중시킬 계획이다. R&D 투자규모는 올해 4천억원보다 25% 늘린 5천억원으로 잡고 생명과학, 차세대 정보통신, 신소재 사업을 중점 육성키로 했다. SK는 내년에도 `L자형'의 경기침체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불확실성에 대비한 내실경영, 미래성장을 위한 국제경쟁력 강화, 슈펙스 2000 추구 강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내년 경영목표를 올해보다 약간 늘리는 선에서 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 매출은 당초 목표(20조6천억원)보다 크게 늘어나 22조원 안팎에달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내년에는 이를 조금 상회하는 선에서 목표를 정했고 판매대수도 올해 실적(당초 목표 172만대, 예상치 161만-162만대)보다 내수판매 및 수출을 약간씩 늘리기로 했다. 총투자는 올해와 비슷한 1조5천억원을 책정, 1조원은 차세대 환경친화차량과 신모델 개발 등 연구.개발(R&D)에, 나머지 5천억원은 시설투자 및 마케팅 비용 등으로 지출하기로 했다. ▲포항제철= 내년에도 철강경기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 올해와 마찬가지로 긴축경영 기조를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매출목표는 올해(11조2천억원)보다 약간 줄어든 11조원 정도로 잡고 있으나 영업이익은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확대 등의 영향으로 미미한 수준이나마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비용절감 등 긴축기조를 이어가되 올해와 비슷한 수준인 2조1천억원을 투자,고부가가치 제품 생산과 노후설비 합리화에 투입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업계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