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은 2002년 영업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올 한햇동안 자산 건전화에 주력해 오면서 다져놓은 '클린뱅크' 이미지를 바탕으로 내년부터는 적극적으로 지역밀착 영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사실 대구은행 직원들은 올해 적잖은 '가슴앓이'를 해야 했다. 상반기 결산에서 독자생존을 선언한 지방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은행권 전체에서도 적자를 낸 곳은 제주은행을 포함해 단 두 군데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같은 결과는 부실자산을 빨리 정리하고 새롭게 출발하자는 대구은행의 계산된 전략에 따른 것이었다. 지역 건설업체의 연쇄 도산 등으로 생긴 부실자산에 대해 충당금을 충분히 쌓아 위험요소를 모두 털어내 버리자는 의도였다. 지난 1년 동안 정리한 부실자산만 7천억원에 달했다. 결국 예상대로 하반기들어 이익이 꾸준히 늘어나 올해 당기순이익이 지난해의 2배에 가까운 3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지난해 8%대에서 이달말 3%대까지 낮췄다. 내년에도 자산 건전화에 주력해 고정이하여신비율 목표를 2.8%로 잡고 있다. 새해에 대구은행은 중소기업 영업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대구은행은 지난달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중기금융지원상을 받는 등 지역내 중소기업 지원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대출 가운데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 미만인 반면 중소기업 비중은 약 70%에 이른다. 기업금융본부에 설치한 중소기업지원 대책반을 중심으로 대출에서 경영컨설팅까지 종합적인 지원 서비스를 펼쳐 중소기업 고객을 끌어들일 방침이다. 기술력은 있지만 담보가 부족한 중소기업에는 신용대출을 확대하고 만약 부실이 발생하더라도 해당 직원에게는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 저원가성 예금이 많아 순이자마진(NIM)이 높은 것도 대구은행의 강점이다. 이달말 기준 NIM은 3.23%로 은행 가운데 선두권이다. 지역내 점유율도 상당히 높아 고객수가 대구·경북지역 인구의 약 60%인 3백여만명에 이른다. 지역내 수신 규모의 30%에 이르는 수신 점유율도 내년에는 더욱 확대키로 했다. 김극년 행장은 "내년에는 충당금 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만큼 당기순이익이 올해보다 4배 이상 늘어난 1천2백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며 "2002년에는 최근 5년간 중단됐던 배당(현금 5%)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