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와 휴대폰 업체가 제휴해 내놓은 모바일카드가 기대 이하의 영업실적을 보이고 있다. 모네타카드 KTF카드 M플러스카드 등이 출시된지 한 달이 지났지만 카드업계에서 이렇다할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LG.삼성카드 등이 SK텔레콤과 제휴해 지난 10월 하순부터 선보인 모네타카드의 총 카드발급량은 12월 현재 20만4천여장에 그치고 있다. 카드업계 한 달 평균 카드발급량이 4백30만장임을 감안하면 신규발급 카드중 모네타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4.7%에 불과한 셈이다. "당초에는 모네타 카드가 신규발급카드의 20∼30%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현재 발급량은 기대치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라는게 카드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국민카드가 KTF와 손잡고 지난 9월말 선보인 KTF카드의 발급량도 출시 두 달이 지난 현재까지 9만여장에 머물고 있다. LG카드가 LG텔레콤과 공동으로 내놓은 M플러스카드 역시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 8만여장이 발급되는데 그쳤다. 모바일카드의 발급이 이처럼 부진한 이유는 휴대폰 단말기 구입시 일정액을 할인해주는 '포인트 폰 서비스'의 실효성이 낮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모네타카드의 경우 휴대폰구입시 15만원을 고객에게 미리 빌려주고 향후 3년간 카드사용에 따라 적립되는 포인트로 갚아나가게 했다. 하지만 3년간 15만원어치의 포인트를 쌓기 위해선 고객들은 매월 최소 46만원(현금서비스 제외)의 카드결제를 해야 한다. 여기에다 대출금 15만원에 대한 연 9%의 이자부담도 고객들이 떠안아야 한다. 모바일카드는 당초 전자화폐기능과 후불제 교통카드 기능도 갖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이같은 서비스 역시 현재까지 전자화폐 상용화에 필요한 인프라 미비와 카드사 간의 이해 마찰로 인해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모네타 전자화폐는 서울 분당 일산 등의 롯데리아 점포(1백80개)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KTF 전자화폐도 코엑스몰 등 제한된 일부 지역에서만 쓸 수 있다. LG카드 관계자는 "IC칩을 장착, 제1세대 스마트카드로 불리는 모바일카드가 성공하기 위해선 포인트폰 서비스 특별가맹점 실시, 전자화폐 사용지역 확대, 후불제 교통카드 조기 시행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