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은행은 내년에 중소기업금융과 소매금융이란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기업과 가계 대출시장을 집중 공략해 점포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단점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다. 여신확대를 위해 리스크관리 체계를 새롭게 마련키로 하는 등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우선 중소기업 영업은 수도권 지역의 우량 기업들을 겨냥할 방침이다. 옛 경기은행을 인수한 덕에 경인지역 기업체에 대한 네트워크와 관리능력이 어느 은행보다도 강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올해 5조7천억원의 실적을 보인 중소기업 대출규모를 내년에는 6조8천억원까지 키울 계획이다. 적극적인 영업을 독려하기 위해 심사역에 대해서는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고 성과측정 체계를 재정비한다는 목표다. 대기업 영업은 대출보다 외환 파생상품 등 수익성이 높은 분야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개인금융은 예금 위주에서 벗어나 대출분야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전문 영업조직을 활용해 시장을 저인망식으로 훑으며 점포수가 많은 대형 은행들과 경쟁하겠다는 복안이다. 수수료 수입을 기대할 수 있는 각종 투자상품 판매대행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증권 투신 등 분야별 선두 업체들과 제휴를 맺고 비은행권 상품판매에 적극 나서겠다는 것이다. 고액 자산가를 겨냥해 PB(프라이빗뱅킹) 전문인력을 2백명까지 확보하고 VIP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높이기로 했다. 신용카드 부문은 신규고객 확보와 동시에 기존 고객 관리에 신경을 쓸 방침이다. 회원수보다는 1인당 사용금액이 수익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리스크관리 시스템을 개선하는 작업도 내년도 주요업무중 하나다. 전문 컨설팅사에 용역을 맡겨 내년 상반기 중으로 RAROC(리스크를 반영한 자본수익률) 측정 시스템을 구축한다. 신용평가 등급은 더욱 세분화해 등급별로 밀착관리를 할 예정이다. 주요 직무는 인력 풀을 구성해 운영하고 분야별 교육프로그램을 대폭 확대, 인적자원 관리도 강화키로 했다. 하영구 행장은 "선진은행들의 경영 시스템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까지 체질을 강화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단순히 덩치만 키우는 것보다는 수익성 위주의 내실경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