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장중 두달여중 처음으로 1,300원을 뚫고 올라서는 등 지난 이틀간의 조정 뒤 강한 상승세를 재개했다. 달러/엔 환율이 저항선으로 작용하던 128.50엔을 뚫고 급등세를 보였으며 역외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됐다. 레벨을 높일수록 업체의 물량 공급이 꾸준하게 이뤄졌으나 엔화 약세의 영향이 더 강하게 작용했다. 은행권이나 업체의 시장 참여가 소극적이라 시장이 얇은 가운데 달러/엔 환율이 유일한 재료로서 시장에 큰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역외매수세가 이에 가세하면서 시장을 주도하는 장세가 되고 있다. 오후에도 달러/엔의 초점을 맞춘 채 상승폭 확대 여부가 가장 큰 관심사다. 단기급등에 따른 경계감도 심어져 있지만 전 고점인 1,303원선까지의 상승도 가능하다는 분위기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7.50원 오른 1,299.7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전날보다 0.40원 오른 1,292.60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직후 1,292.50원을 기록한 뒤 조금씩 레벨을 높이며 10시 31분경 1,299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매물이 공급되면서 반락한 환율은 한동안 1,297∼1,298원선을 거닐다가 달러/엔의 저항선 돌파와 함께 매수세가 결집되며 11시 25분경 1,301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10월 24일 장중 1,303.30원을 기록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한 것. 이후 달러/엔의 조정과 함께 물량 공급으로 반락한 환율은 1,299원선으로 내렸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과 역외매수세가 급등의 주요인이었고 네고물량과 어제 마감대비 10원 가까이 오른데 대한 경계감이 환율을 소폭 반락하게끔 했다"며 "연말 수급상 큰 건이 없는 상태에서 달러/엔에 좌우되는 흐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후에는 1,298∼1,302원 범위를 보고 있으며 밤새 달러/엔의 추가 상승여부에 관심을 크게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달러/엔에 대한 전망이 우선돼야 한다"며 "오후에 달러/엔이 128.50엔 이상에서 고착화되면 1,300원을 놓고 상하로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업체 물량이 공급되나 역외매수세로 빨려나가고 있다"며 "얼마나 오를 것인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으나 달러/엔 추가 상승재개 여부에 따라 전 고점 수준인 1,303원까지 오를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달러/엔 환율은 낮 12시 1분 현재 128.66엔으로 급등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날부터 일본은행(BOJ)의 통화 공급 확대정책이 엔화 약세를 깊게하면서 뉴욕에서 128.08엔에 마감한 달러/엔은 이날 도쿄에서 저항선인 128.50엔을 단숨에 돌파하는 강한 급등세를 연출했다. 미조구치 젠베이 일본 재무성 국제금융국장이 엔화 약세를 자극하는 발언을 하는 등 정부의 엔 약세 의지가 시장에 적극 반영되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같은 시각 거래소에서 76억원의 매도우위를 가리키고 있다. 사흘만에 순매도세로 돌아섰으나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권 밖이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