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장중 보합권에서 맴돌다가 소폭 상승했다. 장중 달러/엔 환율의 상승세가 영향을 미쳤으나 공급 물량과 맞물려 변동성은 크지 않았으며 대체로 1,291∼1,292원 보합권을 오가는 왕복달리기 장세가 펼쳐졌다. 개장초 역외선물환(NDF)정산관련 매물과 보유 물량 처분으로 1,280원대 진입을 꾀하기도 했으나 엔화 약세의 진행이 이를 가로막았다. 시장 참여가 활발하지 않은 탓에 실수를 지닌 은행권에서만 참여하는 연말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아래쪽으로 엔/원 환율 수준과 엔 약세 진행으로 하방경직성이 다져지고 있는 가운데 물량소화 과정으로 보는 측면이 강하다. 조정의 기간은 엔화 동향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며 당분간 1,290원대를 주무대로 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0.30원 오른 1,292.20원에 마감했다. ◆ 조정 장세의 지속 = 시장 참가자들은 당분간 조정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달러/엔의 동향에 촉각을 세우고 있으며 1,295원 위의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달러/엔의 경우 도쿄에서는 일본 정부의 의지를 반영한 상승세이나 뉴욕에서는 조정을 받고 있음을 감안하면 달러/원도 1,290원대에서 방향을 탐색할 여지가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방향은 달러/엔 등을 봤을 때 위쪽이다"며 "국책은행이 아래를 받치고 있고 하방경직성을 띠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정을 거치면서 물량을 덜어내 가벼운 상태에서 도약을 추진할 수 있으며 달러/엔이 위로 치고 올라가면 물량이 뒤로 물러설 수도 있다"며 "내일 거래도 넓게 1,290∼1,300원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역외에서 꽤 많이 사고 있으며 시중 포지션도 많지 않아 보인다"며 "내일 달러/엔의 큰 변동이 없다면 비슷한 양상이 전개되면서 1,290원대에서 횡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 달러/엔 상승 기조 유지 = 달러/엔 환율은 전날 뉴욕에서 127.79엔에 마감한 뒤 이날 128엔대로 재차 뛰어올랐다. 장중 128엔대 초반에서 조정세를 보이던 달러/엔은 일본은행(BOJ)이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 후 추가 통화 공급 확대를 발표함에 따라 소폭 오름세를 보였으며 오후 4시 51분 현재 128.19엔에서 움직이고 있다. BOJ는 국채 매입을 위한 당좌예금잔고 목표치를 6조엔 수준에서 10∼15조엔 이상으로 늘리고 장기국채 월간 매입규모는 6,000억엔에서 8,000억엔으로 확대키로 해 엔화 약세를 지지하는 금융당국의 의중을 시사했다. 또 일본 정부는 02/03 회계년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0%를 기록하고 명목 GDP는 0.9%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개장초 하락을 주도했던 NDF정산관련 역내매물은 달러/엔 상승에 기댄 역외매수세가 흡수했다. 장중 달러/엔 레벨에 따라 소규모의 달러되팔기(롱스탑)와 달러되사기(숏커버)가 혼재됐다. 업체 네고물량은 고점에서 꾸준히 출회됐으나 1,291원선에서 결제수요도 많았다. 국책은행의 엔/원 환율을 100엔당 1,000원대에 묶어두기 위한 것으로 추정되는 정책성 매수세를 계속하면서 외환당국의 의지를 보였다. 엔/원은 오후 4시 51분 현재 1,007.49원이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0.90원 낮은 1,291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직후 낙폭을 확대, 9시 31분경 1,290원을 하향 돌파하며 51분경 이날 저점인 1,288.50원까지 내렸다. 그러나 달러/엔이 재차 128엔을 상향 돌파하고 달러되사기(숏커버) 등이 유입되자 환율은 10시를 넘으면서 1,290원대로 접어든 뒤 반등폭을 확대, 11시 7분경 1,292.40원까지 다다랐다. 이후 환율은 보합권을 맴돌다가 11시 55분경 1,292.50원으로 거듭 오른 뒤 1,292.30원으로 오전 거래를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오른 1,292.4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개장 직후 흘러내린 뒤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2시경 오전중 고점을 뚫고 1,292.60원까지 되올랐다. 그러나 추가 상승이 막히고 혼조세가 전개된 가운데 환율은 3시 2분경 1,291.10원까지 내린 뒤 달러/엔의 상승으로 조금씩 반등, 4시 8분경 1,292.80원으로 고점을 갈았으며 이후 1,292원선을 배회했다. 장중 고점은 1,292.80원, 저점은 1,288.50원으로 장중 4.30원이 이동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550억원의 매수우위로 이틀째 순매수세를 이으며 달러 공급요인을 축적했다.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109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5억3,20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6억6,05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4억850만달러, 4억4,460만달러가 거래됐다. 20일 기준환율은 1,291.4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