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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맞아 불우한 이웃을 돕는 훈훈한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곳이 많다.

의지할 데 없는 노인들이 계신 양로원이나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보살펴 주는 보육원,직장과 가정을 잃은 노숙자를 돌봐 주는 시설 같은 곳이다.

방문해 도움을 주는 사람도 있고 온정을 보내 오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힘들고 안타까운 형편에 처해 있지만 드러내 놓고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딱한 사람들이 있다.

남편으로부터 매를 맞아 온몸에 상처 입고 아이까지 학대받는 것을 피하기 위해 집을 나온 여성들,성폭력을 당하고 그 후유증으로 인해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여성들,어린 나이에 어른들로부터 버림받아 몸을 망친 소녀들이다.

이렇게 상처 입은 사람들은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편견 때문에 오히려 가해자보다 더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

지난 주 한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가출소녀들의 쉼터에 다녀왔다.

겉으로 보기엔 티없이 맑은 아이들이지만 사람들과 만나기를 겁낼 정도로 마음의 상처를 안고 있었다.

원장님의 얘기에 따르면 그 아이들이 마음을 열게 되고 사회에 나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생활하기까지는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한다.

가정폭력으로 인해 아이와 함께 쉼터를 찾은 여성들의 얘기도 안타깝다.

"내 마누라 내맘대로 때리는데 무슨 상관이야"하며 마구잡이로 폭력을 행사하는 남편을 피해 왔는데 혹시나 다시 찾아와 행패를 부리지 않을까 걱정이 앞서고 아이들 학교문제도 근심이 된다고 한다.

우리 사회는 '남의 집안일'에 대해 무관심했고 가출이나 성폭력은 문제가 있는 개인의 일로 치부해 왔다.

그러나 우리 주변 곳곳에 많은 사람들이 남모르게 가슴앓이를 하고 있으며,어쩌면 내 주변의 가까운 이웃이 그럴지도 모른다.

이제 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파괴당한 가정으로부터,버림받은 상처로부터 회복할 수 있는 쉼터를 마련해 주고 따뜻한 정성을 보내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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