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은 지난 9월 신한금융지주회사를 출범시켰다. 한빛은행을 중심으로 한 우리금융지주회사에 이어 국내에선 두번째로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틀을 갖춘 것. 따라서 내년 중엔 금융지주회사 체제를 정착시키는 것을 최우선 경영목표로 삼고 있다. 신한은행은 외형보다는 질(質)적 차별화를 통해 국내 은행권에서 명실상부한 '2강(强)체제'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때문에 덩치 확장을 너무 서둘지는 않을 계획이다. 이인호 신한은행장은 "자체 영업만으로도 매년 자산이 10조원 이상씩 늘어나는 추세"라며 "무리하게 다른 은행과의 합병 등을 추진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질적 성장이란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크게 4가지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첫째는 목표시장에서 1위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여기서 목표시장은 우량 개인고객과 중소기업 시장을 뜻한다. 신한은행은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소수의 직원이 고객과의 최접점 지역에서 밀착마케팅을 벌이는 스몰(Small)형 점포 및 한 곳에서 은행 증권 보험상품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대형 금융프라자 등 다양한 형태의 점포를 신설할 예정이다. 둘째는 수익성 위주의 경영관리 전략이다. 구체적으로는 카드 외환 등 고수익자산 비중을 늘리고 프로젝트파이낸싱 등 종합금융업무를 강화해 수익기반을 확충하는 것이다. 셋째 전략은 겸업화 디지털화에 대한 선제 대응이다. 지주회사와 연계한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겸업화 시너지 효과를 최대화하고 인터넷 뱅킹 분야에서도 부동의 1위 자리를 유지하도록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넷째는 은행의 성장잠재력을 키우기 위해 조직과 시스템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사업부 자율경영체제를 정착시키고 새로 구축한 통합리스크관리시스템을 가동해 위험관리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신한은행은 내년 중 당기순이익은 올해 추정치(3천3백억원)보다 두배 가까이 늘어난 6천3백억원을 달성하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현재 10.9%에서 20% 수준으로 끌어 올린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