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헌 < 헤드라인정보통신 회장 shiee@headline1.co.kr > 조직내의 구성원들로부터 신뢰 받는 경영인이 있는가 하면 조직의 최고 지위자로서만 평가받는 경영인도 있다. 이름 없는 농민의 아들이었던 유방이 한(漢)왕조를 일으켜 천하를 통일한 배경은 무엇이었던가. 계략을 세우고 천리 밖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던 장량(張良),내정을 충실히 하고 민생의 안정을 도모하며 군량을 조달해 주었던 소하(蕭荷), 배수의 진을 치고 백만대군을 자유자재로 지휘하여 승리를 거두었던 한신(韓信)이라는 참모들을 적재 적소에 배치했다. 부하를 수족처럼 부리지 않았다. 부하들의 의견을 우선적으로 받아들였다. 부하들이 맡은 일에 대해 단기간내 성과를 기대하지 않았다. 비록 실패하더라도 질책하면서 개인적 패인을 따지기에 앞서 자신의 새로운 역량을 터득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유방은 장수를 길러내는 장수의 장수로서 평가되는 큰 기량을 가졌던 것이다. 탁월한 기획능력의 장량과 치밀한 총무능력의 소하,정력적인 마케팅능력의 한신으로부터 신뢰를 받았던 유방의 통치자로서의 경영능력을 오늘날의 기업경영과 조직역학에 대입해보면 어떨까. 어떤 대기업의 부장으로 있는 P씨는 자기 회사 오너가 큰상을 받자 주위 사람들로부터 부러움을 샀다. "저렇게 훌륭한 분 밑에서 일하고 있으니 큰 행운"이라는 얘기였다. 그러나 P씨의 대답은 냉담하였다. 경영인으로서,그리고 인생선배로서 생활의 본(本)을 보여 주지 않을뿐더러 회사 경영도 관련기관에 로비를 잘해서 규모를 늘리고 이익을 올리는 데 급급하고 있는 회장이 실망스럽다는 것이었다. 전국책(戰國策)이라는 한서에는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죽는다"라는 말이 있다.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이 되기 위해선 생활의 본을 보여줘야 한다. 인간적인 매력은 탁월한 경영능력보다는 생활을 통해서 보여주는 모범시민의 모습에서 발휘된다. 한국 경영인의 행태가 올바르냐 하는 것은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보다는 마인드웨어 또는 휴먼웨어라고 정의할 수 있는 인간적 측면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