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chae@diamond.co.kr 날씨가 무척 추워졌다. 바람이 많이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다고 한다. 몸으로 느끼는 추위는 털장갑과 두터운 외투로 감쌀 수 있지만 마음으로 느끼는 정감온도의 수치가 해를 거듭할수록 떨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사람들의 삶이 가지고 있는 신비하고도 고귀한 현상이 여럿 있지만 그중 하나는 가치 지향적이라는 면이다.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삶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다른 동물과는 달리 그저 목숨을 유지하고 연장하려고만 하지 않는다. 물질적 가치건,정신적 가치건 그것을 추구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을 정치적 동물이라고 정의했지만 사람은 또한 가치 선택적 존재이기도 하다. 심미적 또는 정신적 가치에 대한 지향성이야말로 인간을 인간다운 고귀한 존재로 만든다. 이같은 지향성을 제외하면 인간은 인간으로서의 독자성을 상실하게 된다. 가치 지향성은 인간의 삶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슈바이처 박사는 "인간의 가치는 그 희생하는 것에 따라 평가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인간다움이라는 가치는 재물의 소유나 지식,외모 등이 아니라 '남을 위해 희생하는 양'에 따라 평가돼야 한다는 것이다. 인류의 행복과 안녕은 자기를 희생하는 사람들에 의해 지켜져 왔다. 가정도 마찬가지다. 가정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재물의 축적에 의해서가 아니라 가족들 사이에 서로 양보하고 희생하는 마음이다. '희생'이란 주위를 행복하게 만들 뿐 아니라 희생하는 그 사람에게는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 된다. 인간은 가치를 중요시한다. 그리고 그 가치는 욕구의 산물이 아닌 희생의 마음에서 나온다. 인간이 인간답게 느껴지는 가치는 바로 스스로를 남들보다 낮추는 고개 숙임에서 나오는 것이다. 겨울바람이 매서워지고 있다. 그러나 조금만 희생하고 양보한다면 마음은 따뜻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