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에 도전한다" 1㎛은 1천분의 1mm를 의미한다. 10㎛은 1백분의 1mm다. 경기도 안산시 성곡동에 위치한 삼본스크린(대표 노태용)은 초정밀 오차한계를 극복하기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벤처기업이다. 그러나 이 회사의 업종은 일반인들이 흔히 생각하는 정밀기계나 조립금속 업종이 아니다. "놀랍게도" 인쇄업종에 속해 있다. 인쇄업을 사양 업종으로 인식하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노태용 대표는 "인쇄업은 사양 업종이 결코 아니다"라고 말한다. 오히려 "'산업의 쌀'이자 최첨단 업종"이라고 강조한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PCB(인쇄회로기판),액정 디스플레이,반도체 기판 등은 정보통신 분야에 필수적인 소재다.핸드폰 PDA(개인휴대단말기) 노트북PC 등 상당수 정보통신 기기에 이런 종류의 '기초 소재'가 내장돼 있다.따라서 첨단기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더 작고 우수한 기초 소재를 만들어야 한다.그런데 초정밀 인쇄기술이 없다면 소재 생산도 어렵다.가로 10㎝ 세로 5㎝짜리 PCB 한판에만 1천여개가 넘는 소형 전자부품이 회로도에 따라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제자리를 잡고 있다.결국 인쇄기술력은 정보통신산업의 발전 정도를 가늠하는 척도인 것이다" 노 대표의 설명을 들으면 인쇄업종도 '첨단 업종'이 될 수 있다는 데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삼본스크린의 작업 과정을 둘러봐도 이 회사의 인쇄술이 역시 '만만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초정밀 인쇄에는 주로 스크린 인쇄기법이 사용된다. 먼저 스테인리스나 폴리에스터로 제판을 만든다. 그 위에 인쇄하려는 이미지를 새긴 1백∼30㎛ 정도의 가는 망사(網紗)를 덮는다. 빛을 가하고 프레스로 압력을 가하면 제판에 이미지가 새겨진다. 망사를 만드는 기술도 기술이지만 온도 압력 습도 등을 조절하는 것도 품질을 좌우한다. 노 대표는 "현재 50㎛의 점(點)과 30㎛의 가는 선을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며 "내년까지 선진국 일부 업체만이 보유하고 있는 10㎛ 기술에 도달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치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031)433-9003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