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전날에 이어 오름세를 연장, 출발한 뒤 약보합권으로 내려서는 혼조세를 띠고 있다. 달러/엔 환율이 상승 국면을 지속하면서 126엔대로 올라서고 증시 약세, 외국인 주식순매도 등 제반 여건은 환율 상승쪽으로 몰려있다. 그러나 단기적인 요인에 의한 추세적인 환율 상승은 어렵다는 인식이 깔리면서 보유물량을 처분하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고점매도 레벨이 높아졌을 뿐 여전히 보유물량을 덜어내려는 견해가 강하다는 얘기다. 시장 여건상 1,280원을 깨고 내리긴 어려워 보이나 마냥 위로 올라갈만한 여지가 많은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전 10시 현재 전날보다 0.70원 낮은 1,281.90원을 나타내고 있다. 역외선물환(NDF) 환율이 달러/엔의 상승세를 안고 거래범위를 크게 높여 1,286/1,288원에 마감한 영향으로 개장가는 전날보다 0.40원 오른 1,283원을 기록했다. 개장 직후 1,284원까지 올라선 환율은 물량 공급에 밀리면서 9시 47분경 1,281.80원으로 내려섰다. 이후 환율은 1,282원을 경계로 소폭 좌우횡보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이 시각 현재 도쿄 외환시장에서 125.93엔으로 126엔대 진입을 위한 시도를 잇고 있다. 밤새 달러/엔은 일본의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장중 지난 4월 이래 가장 높은 126.40엔까지 오르며 125.96엔으로 마감했다. 지난 4월과 7월 126엔대까지 오른 뒤 안정세를 보인 바 있는 달러/엔은 126엔이 점령될 경우 140∼150엔까지의 추세적인 약세 국면 진행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사흘째 주식순매도에 무게중심을 두고 같은 시각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308억원, 53억원의 매도우위다. 약세를 보이고 있는 증시와 함께 환율 상승 요인이 되고 있다. 또 지난 금요일의 순매도분 783억원중 일부가 역송금수요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외국인의 주식순매도 예상에 따라 달러매수초과(롱)상태로 이월됐으나 위쪽이 막혔다는 인식으로 매물을 처분하고 있다"며 "냉정히 따져보면 그동안 외국인순매수가 지속되면서 최근의 순매도에 비해 월등히 많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외국인의 추세적인 주식순매도만 아니라면 상승 추세로 방향을 전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고점매도에 여전히 초점을 맞춘다면 오늘 거래는 1,280∼1,284원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소극적인 거래속에 보유물량을 약간씩 던지고 있다"며 "업체의 달러수요가 아직 남아있음을 감안하면 위쪽으로 좀 더 오를 여지가 있으나 오늘 중 1,285원을 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