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금융기관에서 한국은행에 입금한 1만원권 지폐에서 자기앞 수표가 섞여 나오는 희한한 일이 가끔 벌어지고 있다. 11일 한국은행 광주지점에 따르면 이 지역 금융기관에서 한국은행에 입금시키는1만원권 지폐 가운데 10만원권 등 자기앞 수표가 일주일에 4-5장씩 발견되고 있다. 한은은 "이달초에는 심지어 100만원권 자기앞 수표도 발견돼 해당 은행에 되돌려줬다"고 덧붙였다. 이 수표는 일선 은행이 수표를 1만원권으로 착각해서 잘못 낸 고객한테 받은 것이지만 창구에서 제대로 걸러지지 않아 그대로 한국은행까지 들어오게 된 것. 10만원권 수표를 잘못 낸 고객은 고스란히 9만원을, 100만원권 수표의 경우 무려 99만원이나 손해를 보게 되는 셈이다. 1만원권에 섞인 수표는 은행 창구에 있는 계수기(計數機)에서는 확인되지 않고한은에 설치된 첨단 고속정사기에서 걸러지는데 이 기기는 수표와 지폐 여부, 권종(券種) 등을 정확히 가려내고 있다. 더욱이 일선 은행에서 한은으로 입금하는 돈이 은행에서 취급하는 전체 유통량의 10%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고객의 수표가 단돈 1만원으로 계산되는 경우는 이 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행은 셈이 잘못된 수표를 해당은행으로 되돌려 주지만 은행에서는 어떤고객한테 받은 것인지를 확인할 길이 없어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에게 돌아간다. 한국은행 광주지점 관계자는 "구조조정 여파로 창구직원이 줄어 현금 확인을 계수기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 기계가 단순히 수를 헤아리는데 쓰일 뿐수표 등의 확인이 어려운 만큼 고객들의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광주=연합뉴스) 송형일 기자 nicep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