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의 PI(업무혁신) 작업은 프로그램 공급 및 컨설팅을 맡은 e비즈니스 솔루션 업체 오라클이 본사에서까지 "신경제와 구경제의 대표적인 만남"으로 자랑하는 역작이다. 한국오라클(대표 윤문석)은 이 작업을 위해 ERP(전사적자원관리) 프로그램인 "오라클 R 11i e비즈니스 스위트" 전 모듈을 공급하고 1년반 동안 월 평균 80여명의 컨설턴트를 투입했다. "한국오라클이 포스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주의한 부분은 운행되는 시스템의 속도를 매끄럽게 조절하는 일이었다"(장봉식 한국오라클 이사).포스코는 하루 5만건의 작업지시(제조업체 평균 1백건)가 오갈 만큼 작업 규모가 방대해서 특정 부분에 업무가 집중돼 속도가 늦어질 경우 전체 흐름을 망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한국오라클 측은 프로그램을 구축한 뒤에도 7~8차례의 반복 테스트를 거듭해 문제점을 걸러냈다. 포스코 시스템 가운데서도 "D+1일 결산체제"는 규모가 훨씬 작은 기업에서도 하기 힘든 일이어서 업계에서 대단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포스코 직원들은 전체 생산 및 출하량과 매출 등에 대한 결산을 다음날이면 바로 뽑아본다. 이런 일은 분산된 구매.생산.판매 시스템이 오라클의 ERP로 통합되고 셀프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 모든 업무관련 내용을 담당자가 바로 입력하면서 가능해졌다. 자동차부품업계 정보화 측면에서 독보적인 업체로 꼽히는 (주)만도 또한 오라클의 ERP 프로그램을 채택했다. 만도는 문막 평택 익산 공장과 본사,중앙연구소 등에 차례로 정보화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꾸준히 한국오라클과 컨설팅 부문의 공조체제를 유지했다. 올해 1~10월 만도 본사의 시스템 구축 기간에는 오라클의 컨설턴트 5명이 현장에 상주해 일했다. 한국오라클의 만도 프로젝트 담당자 권경수 팀장은 "1997년 처음 생산공장에 시스템을 구축할 때는 현장에서 거부감도 느껴졌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모든 직원이 "정보화는 구조조정이 아니라 경영효율화의 도구"라는 점을 실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만도는 모든 경영실적을 시스템 상에 바로 입력해 매일 업무를 그날 마감할 수 있는 체제를 갖췄다. 조정애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