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는 단순하고 명쾌하게 일을 처리한다. 아마추어가 일을 복잡하게 만들 뿐이다" 곤 사장의 업무 스타일은 '스피드'와 '결단'이 핵심이다. 중대한 사안을 놓고 머뭇거리거나 주저하는 법이 없다. 도쿄 긴자에 있는 그의 사무실 책상에는 3개의 결재서류함이 있지만 거의 언제나 비어 있다. 오전 7시40~50분이면 회사에 도착하는 그가 8시전에 모두 가부 결정을 내려 버리기 때문이다. 자신의 허락을 받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서류를 파기시키면서 "당신이 알아서 하라"고 부하직원에게 일임하는 적도 있을 정도다. 때문에 닛산 직원들은 곤 사장 취임 후 가장 달라진 것 중 하나가 결재 스피드라는데 이의를 달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특징으로 신념이 강하고 집중력이 뛰어난 점을 꼽고 있다. 위기적 상황에 몰릴수록 오기가 발동한다는 것이다. 스피드를 중시하는 만큼 지시도 단순 명료하다. 말을 돌리지 않고 속사포처럼 쏟아붓는다. 취임 초기 식사를 같이 했던 사와다 야스아키 경리과장은 "질문이 화살처럼 쉬지 않고 날아와 밥이 넘어가지 않았다"고 털어놓고 있다. 최고경영자로서 그가 품고 있는 야심은 비교 대상으로 삼고 있는 기업들의 면면에서도 확인된다. 그는 직원들에게 "미국 포드는 이렇게 하는데 알고 있느냐"는 등 초일류 기업들의 사례를 수시로 들이대며 변화를 촉구한다. 감원의 칼자루를 들이댄 탓에 가혹하다는 인상이 남아 있지만 직원들은 정직하고 언행이 일치하는 것이야말로 그의 장점이자 사람을 사로잡는 매력이라고 지적한다. 곤 사장은 닛산을 '사원과 주주가 모두 자랑하고 싶은 회사'로 만들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강조한다. 적자에 파묻혔던 과거의 닛산자동차가 사회의 부채였다면 앞으로는 소중한 자산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