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외국기업에 대한 차별이 적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국내 기업 임직원이 스톱옵션을 행사할 때는 그 차익에 대해 감세 혜택을 주고 있으나 외국기업 임직원에 대해서는 모두 과세를 하고 있지요" 한국외국기업협회의 손영석 회장(텍사스 인스트루먼트 사장)은 외환위기 이후 외국기업에 대한 대우가 크게 개선됐지만 아직도 개선돼야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기업의 국내유치가 단순한 자본유치에 그치지 않고 이들이 한국에 뿌리를 내려 수출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전략적인 정책을 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1회 외국기업의 날(18일)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손 회장을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사무실에서 만나 외국기업의 애로점과 행사 준비상황을 들어보았다. -외국기업의 날을 제정한 취지는. "외국기업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단체로서 회원간 친목을 도모하고 외국기업에 대한 시민들의 친근감을 높이기 위해 만들었다. 18일 기념식에서는 정부가 국내 경제에 기여한 공이 큰 60여 외국기업을 포상할 예정이다. 그리고 외국기업의 날이 있는 16일부터 22일까지는 한국에 진출한 소비재 외국기업들이 국민들과 함께 한다는 의미에서 할인판매 등 사은행사를 가질 계획이다" -사은 행사에는 몇 개사나 참여하는가. "국내 대형 백화점, 외국 명품 브랜드사, 프랜차이즈 외식업체 등을 중심으로 90여 개사에 협조공문을 보냈다. 행사 취지를 감안할 때 많은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리라 믿는다" -대국민 여론조사도 한다는데. "오알씨 인터내셔날이라는 여론조사기관에 의뢰, 외국기업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조사하고 있다. 다음주초 조사결과가 발표되면 정부의 외자유치 정책 수립이나 외국기업들의 마케팅 전략 수립에 좋은 자료가 될 것으로 본다" -외국기업들이 느끼는 한국의 경영환경은 어떤가. 많이 개선되지 않았는가. "외환위기 이후 변화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 글로벌화 흐름에 맞지 않는 제도와 관행이 상존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설명한다면. "해외 모기업으로부터 받은 스톡옵션 행사에 대한 과세 차별을 들 수 있다. 현재 내국법인으로부터 근로자가 받은 스톡옵션은 일정요건 충족을 전제로 스톡옵션 행사 이익이 연간 3천만원까지 비과세다. 그러나 외국인투자법인이나 외국법인 국내지사 소속 근로자가 해외 모기업으로부터 받은 스톡옵션 행사 이익은 과세대상이다. 스톡옵현 행사이익에 대한 세액공제율도 올들어 30%에서 10%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몇몇 외국기업 임원들은 비과세되는 국가로 자리를 옮길 때까지 스톡옵션을 행사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세수 감소를 초래한다" -과격한 노동운동을 우려하는 시각도 많은데. "과격한 노동조합 활동과 이를 통제하지 못하는 정부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들은 한 나라에서 완성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부품을 생산 조립한다. 한 나라에서 공장가동이 중단되면 모든 공장이 가동 중단될 수밖에 없다. 공장 가동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는 나라에 어떤 기업이 들어오려고 하겠는가. 종업원의 해고 요건도 외국에 비해 까다롭다. 한국에서 종업원을 채용할 때는 다른 나라의 경우 한번만 검토해도 될 것을 열번 검토하는 형편이다" -정부의 외자유치정책을 평가한다면. "현재 정부의 외자유치는 국내기업에 대한 단순한 자본투자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 외자유치가 수출로 이어지는 등 실질적인 성과로 나타나도록 해야 한다. 또 다국적 기업들이 한국을 동북아의 거점 및 전진기지로 삼을 수 있도록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 홍콩과 같은 주변 경쟁국에 비해 노무 세무 등 세부적인 면에서도 비교우위를 갖도록 투자 경영환경을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국내 기업들이 외국기업에서 본받을 점이 있다면. "이익이 나지 않으면 절대로 투자하지 않는 철저한 수익중심의 경영을 우선 들 수 있다. 그리고 투자자에 의해 평가받는 투명경영, 전문경영인 중심의 책임경영, 정확한 시장분석에 의한 신속한 구조조정이나 사업확장 등을 본받을 만하다고 본다" -향후 협회 운영 계획은. "우리나라를 세계가 인정하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드는데 일조해 나갈 생각이다. 외국기업의 애로사항을 듣는 자리를 자주 마련하고 동시에 외국본사 및 해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우리나라의 투자.경영환경 등을 홍보해 나갈 것이다. 이와 함께 협회 산하에 외국기업 금융지원센터, 지식재산권 보호센터, 조세 지원센터, 인적자원개발 지원센터, 인적자원관리 지원센터를 새로 설립하고 기존의 법률경영지원센터와 위험관리지원센터를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박주병 기자 jb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