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택배 한진 대한통운 등 "빅3"체제를 유지하던 택배업계가 4강체제로 재편되고 있다. 지난 99년 11월부터 택배업을 시작한 CJ GLS가 불과 2년만에 선두권을 위협할만큼 초고속 성장을 하고 있는 것. 매출규모에서 빅3업체의 절반수준에 도달한 CJ GLS는 2003년에는 업계 선두기업이 되겠다는 야심을 키우고 있다. 실적=CJ GLS의 매출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빅3업체의 20%수준에 불과했다. 연매출이 2백억원으로 1천억원을 넘어선 빅3업체와는 경쟁이 안되는 규모였다. 하지만 올들어 사정이 달라졌다. 올해 10월까지 매출이 6백억원으로 벌써 지난 한해매출의 3배에 달한다. 1천1백억원대의 매출을 기록중인 빅 3업체의 절반을 넘어선 것. 올 한해 예상매출은 6백70억원. 이렇게 되면 지난해 2.5%이던 택배시장 점유율은 6%대로 수직상승하게 된다. 업계관계자들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CJ GLS는 안중에 없었지만 올해는 택배업을 얘기할 때면 꼭 CJ GLS를 언급한다"며 "사실상 빅4체제가 출범했다"고 입을 모은다. 급성장 배경=제일제당의 물류사업부에서 독립한 CJ GLS의 고속성장은 제일제당에서 50여년간 익힌 경험과 노하우에서 비롯됐다. 제일제당의 물류 인프라를 이용하면서 초기투자비용을 크게 줄인 것이 공격적인 경영의 밑거름이 됐다. 고객우선의 서비스정신도 변화를 몰고왔다. 업계에서 처음으로 차량에 배송기사의 사진을 부착하는 "차량실명제"를 실시하는 등 "청결 친절 약속"을 모토로 신뢰도를 높였다. 지난 5월엔 한국표준협회로부터 택배서비스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과감한 투자도 성장을 견인한 요소. 정보기술개발과 정보인프라 확충에 올해만 1백억여원을 투자했다. 30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통합택배시스템을 7월부터 가동중이며 8월에는 "디지털 운송시스템"을 오픈했다. 또 9월엔 세계적인 물류솔루션업체인 데카르트와 제휴해 온라인 국제물류망도 갖췄다. 전망=업계에선 CJ GLS가 내년부터는 빅3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견주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지속적인 투자가 뒷받침 돼야 한다. CJ GLS는 2003년까지 시설투자에 4백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투자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조만간 외자도 유치한다. CJ GLS 박대용 대표는 "2003년에는 매출 2천5백억원으로 택배업계 선두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 "우리는 단순한 택배회사라기 보다 최고의 제3자 물류회사"라며 "차별화된 택배서비스로 시장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