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병의원 교회 등 특정 고객층을 겨냥한 틈새형 대출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대출 조건도 일반 상품보다 유리해 이들 상품을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은 한번쯤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은행들이 이같은 틈새형 대출상품을 개발하고 있는 것은 아파트 담보대출 등 개인이나 자영업자를 겨냥한 기존 대출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데 따라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틈새형 대출시장 공략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조흥은행이다. 이 은행은 지난 1일 인터넷 경매물건을 대상으로 대출을 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고객이 법원 경매에서 낙찰을 받으면 즉시 대출이 이뤄진다. 이 대출의 만기는 1년 이상으로 시장연동금리(현재 연 6.52%) 고정금리(연 6.72%) 원화대출기준금리(연 7%대)중 고객이 원하는 금리를 선택할 수 있다. 아파트의 경우 낙찰가격의 9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어 타 상품보다 유리하다고 은행 관계자는 설명했다. 조흥은행은 또 전국 종합병원 및 병.의원에 전산장비와 기자재 구매자금, 운영자금을 빌려주는 'CHB 호스피탈-론'을 개발, 판매중이다. 대출한도는 운영자금의 경우 소요자금 범위 내이며 시설자금은 소요비용의 90%까지다. 만기는 운영자금은 3년, 시설자금은 10년이다. 금리는 신용도와 기간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건물 리모델링에 필요한 비용을 빌려주는 'CHB 리모델링 대출'도 실시하고 있다. 백화점 상가 숙박업소 등을 소유한 개인기업과 법인에 리모델링 비용의 90%까지 대출해 주는 상품이다. 대출기간은 10년 이내이며 금리는 기업신용도와 기간에 따라 연 7~9%가 차등 적용된다. 수협은 최근 교회를 대상으로 돈을 빌려주는 교회전용 대출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살롬교회대출'이란 이 상품은 교회 건물과 부속시설 등을 매입하거나 새로 지을 때 매매가액이나 공사비용의 최고 70%까지 대출해 주는 것. 금리는 일반자금 대출과 적금관련 대출인 경우 연 8.5%이고 양도성예금증서(CD) 수익률에 연동해 대출받을 경우에는 CD 3개월물 유통수익률에 2.8%포인트 가산금리가 붙는다. 대출기간은 시설자금인 경우 최장 20년이며 운전자금은 1~3년이다. 교회 운영기간이 3년 이상이고 대출 신청 당시 교인이 2백명 이상인 교회로 최근 1년간 월평균 헌금이 2천만원 이상이어야 대출받을 수 있다. 한빛은행은 재래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최고 3천만원까지 신용으로 돈을 빌려주고 있다. 대출금리는 최저 연 7.75%이고 만기는 1년이다. 기업은행은 개인택시 사업자를 대상으로 1천만원까지, 비씨카드 가맹점을 대상으로 3천만원까지 신용대출을 실시중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은 부동산담보대출과 가계신용대출에 이어 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를 위한 상품 등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며 "앞으로는 종교단체나 농어민 등 특수계층이나 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대출도 속속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