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중은행이 동전교환에 수수료를 받겠다고 했다가 실시 한달만에 백지화한데 이어 1천원권 지폐조차 취급부담을 이유로 은행이수납을 거부하는 사례가 빈발해 한국은행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2일 한국은행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강서구 방화3동에 소재한 버스회사K교통(주)은 승객들로부터 요금으로 받은 1천원권 지폐 상당액을 들고 거래은행 지점을 찾았다가 은행측이 취급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수납을 거부하자 한은에 해결방안을 요청했다. 한은은 이 은행 지점에 대해 본점 인력을 직접 지원, 저액권을 회수토록 해 불편을 해소했으나 동전에 이어 1천원짜리 지폐조차 받지 않으려는 은행들이 늘고 있는 것을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각 금융기관이 자체 경영합리화 및 수익위주의 경영전략에 따라일선 영업점의 인력을 감축운용하는 과정에서 인력운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저액권 취급을 기피하고 있다"면서 "저액권 입금의뢰를 거절하는 일이 없도록 금융기관에 여러차례 협조를 요청했으나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들의 저액권 수납거부는 운수회사 등 교환량이 많은 업체를 대상으로 빈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한빛은행은 지난 11월 한달간 동전교환에 수수료를 물리다가 고객들의 반발이 심해지자 1일부터 수수료 징수를 백지화했다. 한은은 은행의 1차적 임무가 화폐 교환이고 은행이 공공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동전교환수수료 징수나 저액권 수납거부는 국민 정서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은행들이 동전취급을 꺼리면서 한은에 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은행들이 `한은에 가서 알아보라'고 고객의 등을 떠미는 바람에 한은 발권업무과가 동전을 교환하려는 고객들로 붐벼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한은은 "동전을 가져올 경우 손상주화는 손으로 직접 세야해 부담이 적지 않지만 돌려보낼 수도 없다"며 난감해하고 있다. 100원짜리와 500원짜리 동전 발행잔액은 지난달 각각 5천억원을 돌파했다. 발행잔액이 5천억원에 이르면 국민 1인당 100원짜리는 106개, 500원짜리는 21개씩 갖게되는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진병태기자 jb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