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1,268∼1,269원 근방에서만 배회하는 눈치보기 장세를 연출했다. 최근 변동성이 확대된 움직임과 달리 오전장 1.90원 범위에서 정체돼 관망세가 뚜렷했다. 주말을 앞두고 달러 매수와 매도가 부재한 상황에서 제반 여건도 상반된 방향을 가리켰기 때문. 최근 증시 동향에 따라 거래 패턴이나 포지션이 구축됐으나 의외로 벗어난 움직임이다. 증시는 급등세를 띠고 있고 외국인도 이날 순매수로 방향을 틀어 달러매도 심리가 강하나 실수가 동반되지 않고 있어 하락은 제한된 상태다. 최근 급등락을 거치면서 시장 참가자들은 거래에 조심스럽게 나서고 있으며 월말을 맞은 업체들의 공급 물량이 얼마나 나와주느냐가 관건으로 지목되고 있다. 전날과 같은 급등락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0.10원 오른 1,269.1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밤새 역외선물환(NDF) 환율은 1,272∼1,276.75원 범위에서 달러/엔을 따르며 1,275/1,276원에 마감했다. 전날과 같은 1,269원에 출발한 환율은 다음거래가 1,268원에 체결됐으나 9시 33분경 1,269.90원까지 반등, 오전중 저점과 고점을 차례로 기록했다. 이후 환율은 대체로 1,269원을 축으로 위아래 소폭 등락하는 흐름을 보였다. 어느 한쪽으로도 마음을 두지 못하는 혼조세.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어제 달러되팔기(롱스탑)이 강하게 나와 오늘은 쉬어가는 장세"라며 "신용등급 상향조정 가능성, 증시 급등으로 포지션 이월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위쪽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강하지만 12월 충당금 수요도 고려하고 있다"며 "막판에 포지션을 정리하면서 변동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1,267∼1,272원 정도로 보고싶다"고 전망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오후에도 쉬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아래위로 지지되고 제한되는 흐름이라 좁게는 1,268∼1,270원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업체의 네고물량이 지속적으로 나오면서 물량 부담을 더해주고 있으나 시장을 압도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오후에 추가로 얼마만큼의 물량이 실리느냐가 중요하다. 역외세력은 NDF시장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임을 감안, 조금씩 매수에 나서고 있다. 최근 반등을 주도했던 은행권의 충당금 수요에 대한 기대는 희석된 상황.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지난 이틀간 주식순매도에서 방향을 바꿔 낮 12시 현재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430억원, 122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중이다. 앞선 이틀간 순매도에 따른 역송금 수요가 있어 환율 하락을 이끌지 못하고 있다. 증시는 640대에 안착하는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매도 압력을 넣고 있으나 시장은 최근과 달리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같은 시각 123.88엔으로 뉴욕 마감가인 123.83엔와 비슷한 수준에서 맴돌고 있다. 이날 일본 10월 실업률이 5.4%로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엔화에 악재로 작용하는 요인이 있었지만 달러/엔은 무심하게 반응하고 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