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장중 1,270.50원까지 올라서는 등 전날에 이어 상승세다. 하이닉스반도체 관련 은행권의 충당금 수요에다 국책은행의 매수세 등이 작용했다. 외환당국이 1,260원을 방어할 것이란 인식에다 실수를 동반한 개입의 경우 효과가 더 커질 수 있어 있다는 점을 고려, 달러매도 심리는 크게 누그러진 상태. 증시 급락, 외국인 주식순매도 전환 등 제반여건도 이에 가세한다. 달러매도(숏)마인드가 여전히 시장저변에 깔려 있으나 수요 요인이 부각되면서 시장 심리는 조정장세를 거치고 있다. 오후에는 아래쪽으로 1,265원이 막힐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외국인 주식자금 공급규모와 주식시장의 낙폭 확대여부에 따라 오름폭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2.80원 오른 1,268.1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밤새 역외선물환(NDF)시장 환율은 한산한 거래속에 1,267/1,268원에 마감했다. 전날 마감가와 같은 1,265.30원에 개장한 환율은 한동안 1,265∼1,265.80원 범위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외국인 주식자금 공급으로 9시 46분경 1,294.90원으로 내렸다. 그러나 추가 하락이 어렵다는 인식으로 충당금 및 헤지매수세가 등장하자 차츰 레벨을 올려 10시 26분경 1,270.50원까지 상승했다. 지난 26일 장중 1,272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 이후 환율은 물량 공급으로 1,270원 밑으로 하락, 차츰 거래범위를 낮추는 움직임을 보였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하이닉스 관련한 충당금 수요가 전체적으로 8억달러 가량 되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오늘도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며 "1,265원은 막히고 있으며 주가가 빠지는 영향으로 달러매도는 일단 주춤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후에는 외국인 주식자금이 얼마나 공급될 지가 관건인데 예상보다 적게 나오면 1,270원 상향 돌파를 시도할 것"이라며 "그러나 물량에 대한 부담으로 거래는 1,265∼1,270원 범위로 보고 있다"고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시중은행의 충당금 수요도 환율 수준이 올라가면 차익실현으로 내놓기 때문에 미련하게 쌓아올릴 이유가 없다"며 "오히려 주식시장이 단기조정국면을 거치고 외국인이 순매도가 늘 가능성을 두고 주식쪽으로 판단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후에 주식낙폭이 커지면 1,272원까지 시도도 가능해 보인다"며 "주가 조정과 맞물려 트렌드는 논하기 어렵고 크게 1,260∼1,280원 박스권 범위에서 적당한 레벨을 찾는 장세"라고 설명했다. 전날 2억달러에 달했던 은행권의 대손충당금 수요는 1,260원대를 매수타이밍으로 보고 이날도 1억달러 이상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기업의 헤지매수세와 선물환 선취매수 등 수요쪽이 모습을 드러냈다. 네고물량도 꾸준히 나와주었으나 수요우위의 장세는 뚜렷했다. 역외세력도 홍콩 등지에서 달러되사기(숏커버)에 나섰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낮 12시 현재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439억원, 49억원의 주식순매도로 두 시장을 합쳐 11일만에 매도쪽으로 기울어있다. 달러매도 압력을 줄이는 요인이 되고 있는 셈으나 지난 이틀간 4,000억원을 넘어선 주식매수 자금 일부가 공급되면서 상승압력과 맞서고 있다. 급락 장세의 주가 등 증시여건은 환율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같은 시각 현재 도쿄 외환시장에서 123.58엔으로 낙폭이 커지고 있다. 밤새 뉴욕에서 달러/엔은 미국 소비자심리 악화와 주가 하락의 영향으로 하락세를 띠며 123.92엔에 마감했으며 이날 스탠다드 앤 푸어스가 일본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단계 낮췄음에도 엔화는 강세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