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춘 사장은 항상 자신감에 차 있다. 자신의 생각을 어느 곳에서든 거침없이 밝힌다. 박 사장의 이런 자신감은 어디서 나올까. 우선 박 사장은 어느 CEO(최고경영자)보다도 실무에 밝다. 그래서 서울보증보험에 왔을 때도 업무를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현업 부서의 실무 담당자들도 박 사장의 해박한 지식에 깜짝 놀라곤 한다. 그래서 조직을 자연스럽게 장악하는 게 그의 경영 비결이기도 하다. 박 사장은 또 해보지 않은 일을 할 때면 항상 연구에 몰두한다. 삼성화재에서 손경식 사장(현 제일제당 회장)을 모시고 일할 때 그런 습관을 들였다고 한다. 모르면 배우고 익혀서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낭패를 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배울 데가 마땅치 않으면 해외출장을 갔다. 이같은 자세는 서울보증보험을 정상화시키는 데도 큰 도움을 줬다. 최근 서울보증보험이 미국 GE와 함께 자산관리회사(AMC)를 설립할 때도 그의 이런 습관은 그대로 나타났다. AMC는 국내에 소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 금융기법이다. 그런 만큼 실무자들도 관련 자료와 정보를 수집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하지만 박 사장은 실무자들이 내놓은 것 이상을 요구했다. 자연히 실무자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작업을 해야 했다. 하지만 이런 모습만이 박 사장의 전부는 아니다. 그가 사장에 취임한 직후 한 직원이 지병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드러눕자 가족에게 본사 사옥 지하에 분식집을 차리도록 배려해줬다. 업무에서는 바늘로 찔러도 피 한방울 안 나오는 타입이지만 돌아서면 마음이 여린 구석도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