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1,260원대로 다시 거래범위를 낮췄다. 지난주 단단하게 지지되던 1,280원을 깨고 내려선 데 이어 하락세가 급격하게 진행됐다. 주식시장의 급등과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순매수에 자극받은 환율은 개장초부터 강한 하락 압박을 받으며 손절매도의 반복으로 1,265원까지 저점을 낮추기도 했다. 지난 3월 9일 장중 1,263.50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 그러나 재정경제부의 구두개입과 수출입은행까지 동원된 매수세로 추가 하락은 저지된 채 1,265∼1,270원 사이에서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며 혼조세를 보였다. 시장은 위로 치솟은 증시와 2,000억원에 육박하고 있는 외국인 주식순매수에 몸을 맡긴 채 오후에는 1,265∼1,270원 범위에서 격전을 치른 후의 소강상태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외환당국의 개입 강도와 시점 또한 추가 하락과 반등을 결정하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4.10원 낮은 1,267.7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말 역외선물환(NDF) 환율은 1,275.25원에서만 일부 거래됐으며 1,274/1,276원 팔자에 마감했다. 지난 금요일보다 0.20원 오른 1,272원에 출발한 환율은 이내 내림세로 전환, 1,269원으로 떨어졌다. 의외로 1,270원이 손쉽게 무너지자 강한 하락압력을 받은 환율은 9시 41분경 1,265원까지 저점을 내렸다. 그러나 재경부의 구두개입이 나오면서 추가 하락은 멈추고 매수-매도세력간 기 싸움이 벌어지며 10시 49분경 1,265원, 11시 4분경 1,270원을 각각 기록하는 등 혼조세를 보였다. 이후 환율은 조심스런 거래가 이어지면서 소강상태속에 대체로 1,267∼1,268원 언저리에서 거래됐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국책은행이 매수세를 강화하면서 급락은 진정됐다"며 "외국인 주식순매수가 강하게 들어오고 역외와 업체도 보유물량을 적극 털어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후에는 1,265원이 지지되는 가운데 1,270원 이상은 힘들 것"이라며 "개입이 세게 나오면 당분간 1,265원이 막히다가 모멘텀이 있으면 추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추세가 아래쪽을 향하고 있으며 당국의 개입강도가 센 탓에 주춤한 상황"이라며 "외평채 발행으로 개입규모가 더 커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외국인이 너무 많이 사서 개입을 많이 할 수도 없다"며 "1,280원이 무너지면서 모멘텀이 확실히 바뀌었으며 중장기적으로 1,240∼1,250원까지도 내려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역외세력과 업체 등에서 달러되팔기(롱스탑)가 계속됐으며 증시 움직임에 기댄 매도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재경부는 이날 개장초 구두개입에 나선데 이어 외평채 추가 발행을 시사했으며 그동안 외환거래에 나서지 않던 수출입은행까지 동원한 매수개입으로 환율 안정을 위한 강한 의지를 내비췄다. 이로 인해 환율 급락은 일단 주춤한 상태.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강력한 주식순매수에 나서 낮 12시 9분 현재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683억원, 178억원의 매수우위다. 달러 공급요인으로 강력하게 환율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국내 증시도 23포인트 이상 급등, 670선에 근접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같은 시각 124.08엔으로 지난주 말 마감가인 124.27엔에 비해 내림세다. 신용평가회사인 피치가 일본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하향조정하고 전망은 '부정적'으로 평가, 추가 등급 하향 가능성을 남겼으나 이미 선반영된 측면이 강하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