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매업계의 기린아를 꼽으라면 단연 야스다 다케오를 들 수 있다. 일본의 심야시장(나이트마켓)을 석권하고 있는 그는 1949년생으로 게이오대학 법학부를 졸업한 뒤 1978년 서른살의 젊은 나이에 소매업계에 뛰어들었다. 처음에 디스카운트 지향 잡화점을 운영하던 그는 1980년 자본금 3백만엔의 일용잡화 소매법인인 (주)자스트를 설립, 1988년 돈키호테로 상호를 변경했다. 이 회사는 1998년 증시2부 상장, 2000년 증시1부 상장 및 나스닥재팬 1호 상장 등으로 성장가도를 질주했다. 작년말 현재 34개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간 2천3백50만명의 고객에 1천억엔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가 운영하고 있는 돈키호테는 제조-유통-서비스에 이어 '제4의 비즈니스'로 얘기될 정도로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다. 돈키호테는 어떤 점포인가 =야스다 다케오는 1980년 66㎡의 작은 점포를 개점하면서 '도둑놈 시장(泥棒市場)'이란 재미있는 간판을 달았다. 그는 이때 계절수요가 있는 일용잡화의 덤핑상품을 구입해 매우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다. 그러나 폐점후에도 심야에 찾아오는 고객이 많은 것을 보고 야간시장에 비로소 관심을 갖게 됐다. 나날이 늘어나는 독신자와 야간인구야말로 아직 개발되지 않은 시장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가 나중에 상호를 돈키호테로 바꾼 이유는 이상(理想)을 현실화하고자 하는 소설의 주인공 돈키호테의 행태에서 착안한 것이다. 그는 돈키호테의 컨셉트로 야간구매 편리함 할인판매 여유와 즐거움으로 정리하고 '큰 즐거움이 있는 할인가게(Big Convenience & Discount Store)'란 신업태를 개발하게 된 것이다. 마케팅 전략 =작년 봄 필자가 돈키호테를 처음 방문했을 때 현대 소매업태에서는 볼 수 없는 점포 레이아웃과 상품진열 상태에 대해 사실은 무척 당황했다. 1960년대를 연상케 하는 시장 뒷골목의 어지러움, 산처럼 무질서하게 쌓아 놓은 상품, 1m 정도의 좁은 통로와 미로, 이런 것들로 어떻게 급속한 성장을 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매장을 꼼꼼히 들여다 보고서야 성공 비결을 이해할 수 있었다. 돈키호테의 마케팅 특징을 요약하면 심야영업 압축진열 권한 이양 신선도 유지 새로운 점포개발 지역공생 전략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돈키호테의 영업시간은 오전 10시에서 그 다음날 오전 2~8시까지다. 거의 24시간형으로 모두 심야영업을 하고 있다.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의 매출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야간구매 고객에겐 시간소비형 쇼핑장소로서 차별화되고 있다. 고객은 남성과 여성의 비율이 비슷하며 독신자나 젊은 커플들이 중심이 되고 있다. 압축진열의 원칙은 점포당 19개의 판매존(Zone)을 나누어 각 판매담당별로 20~50㎡ 의 좁은 공간을 할당하고 있다. 고객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상품을 천장에 달아 산처럼 쌓아 놓거나 통로로 돌출시켜 마치 정글과 같은 형태를 만들어 놓았다. 얼핏 생각하면 고객들의 불평이 많을 것 같지만 실상 고객들은 탐색의 즐거움을 더 느끼게 된다. 또 한번의 쇼핑으로 전체를 볼 수 없기 때문에 재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것이 압축진열이 갖는 장점이다. 권한 이양 부분은 점포당 19명의 판매책임자(입사 6개월~1년차에서 선정)에게 상품 마스터에서 상품 선정권 판매권 등 일체의 권한을 이양하고 그 결과에 따라 6개월 단위의 반(半)연봉제를 실시하고 있다. 상품구성 및 신선도 전략은 가전제품 일용잡화 식품 시계 패션용품 스포츠레저용품 애완동물용품 등 4만~5만 아이템의 폭넓은 상품군에서 출발한다. 워낙 제품이 많기 때문에 웬만큼 자주 오지 않고는 식상하지 않는다고 한다. 2백50여 품목의 준구(Jun Goo)라는 자사상품 등을 통해 상품 신선도를 높이는 노력도 하고 있다. 점포개발 및 입지전략은 도심지와 주택가 간선도로변 입지를 중심으로 5백~1천㎡ 규모(복층)의 점포를 개발하며 최근엔 주차장 확보에도 신경쓰고 있다. 점포는 SPC라는 점포매입회사를 오릭스와 함께 설립, 부동산 증권화.유동화 방안을 통해 구입한다. 돈키호테는 이렇게 구입된 점포를 임대해 ROA(사용자본이익율)이 높게 나타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판촉 및 지역공생전략으로는 전단은 일절 사용하지 않고 '피아라'는 정보전문지를 지원, 판촉을 하고 있다. 또 경상이익의 5%를 점포지역을 위한 환경투자에 사용하고 있으며 배송횟수의 지속적인 감소 등을 통해 주민과의 마찰도 줄여 가고 있다. 밤 12시 이후 2km권내 주민에게 16개 품목의 긴급 배달도 실시한다. 김배한 < (주)프로데코 대표이사.(日本)쇼핑센터 경영사 www.prodec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