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합 장치혁(張致赫)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완전 퇴진했다. 고합은 최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장 회장을 포함한 이사진의 일괄사퇴를 받아들여 장 회장을 이사진에서 제외시키는 조치를 취했다고 25일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66년 고려합섬을 창립해 재계에 뛰어든 장 회장은 35년동안의 경영활동을 마감하고 야인으로 돌아가게 됐다. 장 회장은 지난 98년 고합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간 이후 경영권을 내놓고 경영 일선에서 사실상 물러 났으나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하면서 직.간접적으로 경영에 관여해 왔다. 장 회장은 창업 당시 주력 수출상품이었던 섬유업종에서 성가를 높이면서 70년대초 신제품 `해피론'을 개발, 선풍을 일으키는 등 90년대까지 줄곧 사세를 키우며 고합을 30대 그룹으로 키웠다. 그러나 무리한 금융조달을 통한 울산공장 투자와 지난 97년말 몰아닥친 IMF(국제통화기금) 한파, 화섬업계의 불황 등으로 고합은 지난 98년 워크아웃 대상기업에선정되는 등 몰락의 길을 걸었다. 한편 고합 이사회와 채권단은 내달 27일 유화를 중심으로 재출범하는 신설법인 KP케미칼과 잔존법인 두 곳 모두에서 장 회장의 경영 관여를 배제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류성무기자 tjdan@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