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스카니는 현대자동차가 최초로 독자설계한 디자인을 적용해 스포츠카 흉내를 냈던 스쿠프 출시이후 11년만에 나오는 정통 스포츠카라는 점에서 상당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기대가 컸던 것인지 아니면 티뷰론이 처음 줬던 강렬한 이미지가 남아있어서인지 처음 마주한 디자인은 썩 시선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이같은 생각은 차를 일주일간 사용하면서 점점 더 친숙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외형은 근육질은 아니지만 직선의 감을 살리면서 자연스런 분위기를 연출해 냈다. 내장도 처음에는 어색했다. 차를 타면 느껴야 할 포근함과 안락함은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검은색 분위기에 알루미늄을 살짝 가미한 내부는 속도를 즐기는 마니아들에게는 다이나믹한 질감을 느끼게 할 지 모르지만 일반인에게는 다소 딱딱하고 차갑게 느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압 연비 토크 등을 알려주는 계기판도 뭔가 생소한 차라는 느낌을 줬다. 그러나 시동을 켜는 순간 들리는 범상치 않은 엔진소리는 힘을 느끼기 충분하게 만들었다. 마치 1백미터 달리기를 준비하는 선수처럼 금방이라도 뛰쳐나갈듯한 분위기는 이 차를 타는 또다른 기쁨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가속페달에 발을 얹는 순간 V6 2.7엔진에서 나오는 강렬한 소음은 마니아들을 유혹하기 충분했다. 투스카니의 가속성능은 돌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운전석은 스포츠카답게 딱딱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장시간 운전이 별로 달갑지만은 않지만 이것이 스포츠카의 특성이라면 마니아들은 투스카니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 느껴졌다. 굽어진 언덕길에서의 핸들링도 안정적이었으며 1백40~1백80km까지 가속하는데도 별 무리가 느껴지지 않았다. 계기판이 2백km를 넘어서도 핸들떨림이 크지 않을 만큼 안정적으로 설계된 것 같았다. 그러나 브레이크 성능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다. 속도를 즐기는 만큼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는데 약간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었다. 뒷자석 천정이 어른 머리에 닿을 정도로 낮고 좌석이 비좁은 게 단점으로 지적될 수도 있지만 어차피 2인용차를 원하는 고객을 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단점으로 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연비효율도 일반 승용차에 비해 높지 않은 것 같았지만 이 정도 속도를 즐기는 마니아들은 감수해야 하지 않을까.